당초 상반기서 하반기로 허가 지연… FDA 실사 보완 절차 남아
앨러간 '보톡스' 시장 지배 및 메디톡스와의 국내 소송 과제 남아
  • ▲ 대웅제약 본사 ⓒ대웅제약
    ▲ 대웅제약 본사 ⓒ대웅제약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가 올 하반기 미국에서 허가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반영되며 주가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하지만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나보타 제2공장 실사 과정에서 나온 보완사항을 마무리 지어야 하는 절차가 남았고, 앨러간의 보톡스가 지배하고 있는 시장에서 얼마나 안착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과제들이 남아있다. 또 국내서 진행 중인 메디톡스와의 소송결과에 따른 영향도 배제할 수 없는 부분이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당초 나보타는 올 상반기 미국에서 허가가 예상됐지만 FDA 실사 과정에서 보완사항이 지적되면서 하반기로 허가시점이 지연됐다.

    FDA는 지난해 11월 8일부터 17일까지 나보타 제2공장을 방문해 실사했고, 무균시설 결함 등을 보완할 것을 주문하는 문서가 지난달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됐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11월 문서를 받아 이미 회신하고 보완사항을 준비 중이며 미국허가는 통상 절차에 따라 심사가 진행 중이라는 입장이다.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해당 이슈로 나보타에 대한 미국 진입에 대한 불확실성이 대두되기는 했지만 지연시기는 1분기 정도로 예상하며 허가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서미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Form 483(FDA 실사 결과)에 따른 공장 보수에 1분기 가량 지연된다고 가정하면 하반기에는 시장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허가되면 대웅제약은 미국 파트너사인 알페온에 나보타를 공급하게 된다.

    대웅제약은 2013년 에볼루스와 3000억원 규모의 보툴리눔 톡신 제품 공급 계약을 맺었다. 계약지역은 미국, 유럽, 캐나다, 호주, 남아공이다. 에볼루스는 스트라스피 크라운에 합병되며 자회사 알페온이 독점판매 권한을 가지게 됐다.

    미국시장은 앨러간의 보톡스라는 막강한 경쟁자가 버티고 있다. 전 세계 보툴리눔 톡신 시장에서 앨러간의 보톡스는 무려 7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레반스 테라퓨틱스를 비롯해 경쟁사들이 앨러간의 시장점유율을 빼앗기 위해 다양한 제품개발에 매진했지만 현실적인 성과는 미미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그럼에도 대웅제약은 미국 파트너인 에볼루스를 통해 시장에 진출한다는 점에서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 에볼루스는 앨러간 출신의 전문가들과 미국 저명 성형외과 의사들이 공동 설립한 회사다. 의사들은 실질적인 나보타의 구매자라는 점에서 시장진입이 용이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서 메디톡스와 진행 중인 소송결과도 변수가 될 수 있다.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이 자사 보툴리눔 톡신 균주를 도용했다며 지난해 6월 미국 캘리포니아 법원에서 민사소송을 제기한 데 이어, 10월에는 국내에서도 민사소송을 걸었다.

    메디톡스는 대웅제약 보툴리눔 톡신 제품과 자사 제품 '메디톡신'의 염기서열 정보가 동일하다는 것을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만일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와의 소송에서 패할 경우 나보타의 미국 허가를 획득하더라도 메디톡스가 국내 소송 결과를 바탕으로 미국에서 판매금지 신청 등을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

    또 메디톡스의 지적재산권을 인정하게 되면 대웅제약은 벌금 또는 시판 후 나보타의 판매 금액에 대한 로열티를 지급하게 되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김태희 미래애셋대우 연구원은 "대웅제약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한다"며 "지켜봐야 할 최대이슈는 FDA 실사 보고서에 대한 보완을 얼마나 빨리하느냐와  파트너사인 에볼루스가 앨러간의 견고한 시장을 어떻게 뚫어내느냐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