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지주 26일 종가 6만3900원…기준가 6만3635원보다 높아분할합병건 통과 가능성 높아져… 신동주 반대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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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지주가 오는 27일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안도하는 분위기다. 신동빈 회장의 법정구속이라는 변수에도 롯데지주 주가가 안정을 찾아가면서 합병안 통과에 대한 걱정 하나를 덜었기 때문이다.
26일 롯데지주 주가는 6만3900원으로 전일대비 0.31% 소폭 상승한 채 마감했다. 롯데지주 주식우선매수청구권(6만3635원) 기준가보다 365원 높은 수치로 일부 주주들이 분할합병안에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도 줄어들게 됐다.
우선매수청구권은 합병 등 안건에 반대하는 주주가 자신의 주식을 기준가에 매수하도록 청구할 수 있는 권리다. 주가가 기준가보다 낮게 형성될수록 주주들이 반대표를 행사할 가능성이 커지는 게 일반적이다.
롯데지주는 오는 27일 오전 10시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31층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지주회사체제 전환에 따른 계열사간 순환출자 해소를 위한 '합병 및 분할합병계약서 승인의 건'을 의결한다.
원안대로 통과된다면 롯데그룹은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발생한 상호출자와 순환출자를 모두 해소하게 된다. 다만, 분할·합병 등 회사 지배구조 개편은 특별결의 사항으로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1 이상이 참석해야 하고 참석 주주 의결권 3분의2 이상이 찬성해야 승인된다.
현 지분구조상 신 회장의 우호 지분은 43%가 넘는다. 신 회장 자신의 지분(10.41%)에 특수관계인과 계열사 지분을 합치고, 의결권 없는 자사주를 제외하면 롯데 측 주식이 54.3%에 달한다.
문제는 최근 신 회장의 구속으로 롯데지주 주가가 급락하면서 소액주주들과 기관 투자자 등 외부 지분(의결권 기준 총 45.7%)을 보유한 주주들의 반대가 변수로 남아 있었다.
롯데지주 주가는 신 회장이 구속된 다음날인 14일 6.0%나 떨어졌다가 서서히 상승했다. 23일에는 6만3700원으로 소폭 반등했지만 주식매수청구권 기준 가격보다 65원밖에 높지 않아 아직 안심하기 이르다는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주가가 상향세를 유지하면서 순환출자 해소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재계 관계자는 "주주들은 지주사 전환시 기업 가치가 상승한다는 것에 중점을 두기 때문에 합병 건에 반대하는 주주가 많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부 주주 중 자사주를 제외하고 27%에 달하는 외국인 지분도 합병에 긍정적인 것으로 전해진다. 재계에 따르면 의결권 자문기구인 ISS가 분할합병안이 지배구조 투명성을 강화할 것이라며 이미 찬성 의견을 표시했다고 알려졌다.
이제 남은 변수는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다. 신 회장을 포함한 특수관계인의 지분 보유율인 54.3% 중 신동주(0.2%), 신격호(3.6%) 등은 찬성표를 장담할 수 없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 13일 신 회장이 1심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되자마자 입장문을 발표해 "신속하게 이사 지위에서도 물러나야 한다"며 신 회장의 사임과 해임을 촉구했다.
롯데 안팎에서는 신 전 부회장이 신 회장의 사임을 계기로 경영권 탈환을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이번 주총에서는 방해할 수 있는 명분이 없다고 보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이 보유한 롯데지주 지분율은 0.2%에 불과하고, 지난해 8월 주총을 앞두고 행동에 나선 것과 달리 이번에는 소액주주들과 연대하는 움직임이 전혀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외부에서는 신동주 전 부회장에 대한 변수를 가장 높게 점치고 있지만, 신 전 부회장은 6월 정기주총을 앞두고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며 "확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27일 주주총회에서 분할합병건이 큰 무리없이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