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쿠다 대표 "신동빈 회장과 한 몸으로 한일 롯데의 시너지 높일 것"신동주 "이사직에 머무는 것도 사회적으로 용서 받을 수 없는 일"
  •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도착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정상윤 기자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도착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정상윤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사임으로 후폭풍이 거세다. 공동대표였던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이 단독 대표에 오른 가운데, 기존처럼 신동빈 회장을 지지할지가 관건이다. 그 틈새를 이용해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도 경영권 탈환을 시도할 것으로 보여 향후 행보에 이목이 집중된다.

22일 롯데그룹과 재계에 따르면 쓰쿠다 대표는 신동빈 회장의 측근으로 분류된다. 고바야시 마사모토 전 롯데캐피탈 대표이자 일본 롯데 일본홀딩스 최고재무책임자(CFO)와 고초 에이이치 일본 롯데물산 대표 등과 함께 일본 롯데 주축 멤버로 형제간 경영권 분쟁 후 신동빈 회장을 지지해왔다.

1943년생으로 올해 75세인 쓰쿠다 대표는 와세다 대학 상학부를 졸업하고 1968년 현 미쓰이 스미토모 은행의 전신인 스미토모 은행에 입사해 전무를 역임한 뒤 2001년 로열호텔 사장으로 취임했다. 이후 2009년 롯데 홀딩스 사장에 취임했고, 2015년 롯데 상사 사장을 맡았다. 

스미토모 은행은 일본 롯데의 주거래은행으로 쓰쿠다 대표는 과거부터 신격호 총괄회장의 신임을 받아 온 인물로 알려졌다. 하지만 2015년 7월 신 전 부회장과 신격호 총괄회장으로부터 '손가락 해임'을 당하면서 신 회장 편으로 돌아섰다. 

평소 쓰쿠다 대표는 신 회장에 대해 "한일 롯데 간 경영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라고 밝혀왔다. 2015년 경영권 분쟁 직후 한국 특파원을 상대로 기자회견을 열고 "한일 롯데의 분리는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신동빈 회장과 한 몸으로 한일 롯데의 시너지를 높이겠다"며 '신동빈 체제'를 공고히 하는데 일조했다. 

쓰쿠다 대표는 최근까지도 형제간 경영권 다툼에 대한 신 전 부회장 측 주장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여왔다. 그는 지난 2017년 초 있었던 일본 산케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도 신동빈 회장이 뇌물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것에 대해 "한국에서의 재판이며, (일본) 경영 축이 흔들리지 않는다"며 "현재의 경영 체제가 제일"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신동빈 회장이 법정 구속되면서 일본 현지에서는 다른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기업 총수에 대한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온 뒤 거취가 결정되는 게 일반적이지만, 일본에서는 대표이사가 검찰 조사 뒤 기소되는 경우 이사회에서 곧바로 해임 절차를 밟는 게 오랜 관행이다. 

신 전 부회장도 이 부분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21일 신 부회장 측은 '롯데 경영정상화를 위한 모임' 일본 사이트에서 광윤사 대표 명의의 글을 통해 "(신 회장이) 신속하게 이사 지위에서도 물러나야 한다"며 경영권에서 완전히 손을 떼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전 부회장은 "신 회장이 유죄 판결을 받고 수감돼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롯데홀딩스 이사로 책임을 완수 할 수 없음에도 이사직에 머무는 것은 사회적으로 도저히 용서 받을 수 없는 일"이라며 신 회장을 겨냥해 롯데그룹에 대대적인 혼란을 야기하고 사회적 신뢰를 훼손시킨 책임을 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일본 사정에 정통한 한 재계 관계자는 "일본에서는 대표이사가 기소되면 바로 나와서 공개적으로 머리를 숙이고 사죄한다"며 "한국 언론들이 신 회장이 '경영 비리' 혐의로 집행유예가 선고됐을 당시 긍정적으로 기사를 쓴 반면, 일본 현지 신문들은 '유죄'에 초점을 맞춰 보도했을 만큼 경영 환경이 다르다"고 전했다. 

일본 현지 언론들은 경영권 분쟁을 큰 이슈로 다루진 않지만, 신 전 부회장의 공세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신문은 22일자 기사에서 "앞으로 신동주 전 부회장이 경영권 탈환을 위해 공세를 강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일본 경제지인 비지니스 저널도 "신동빈 회장이 실형 판결을 받은 것으로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은 다시 공세를 강화할 것"이라며 "쓰쿠다 대표 등 경영진에 대한 활동에 들어갈 수 있다"고 관측했다.

즉, 신 전 부회장이 일본에 머물면서 쓰쿠다 대표를 비롯해 다른 이사진과 주주들 설득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이 과정에서 쓰쿠다 대표가 흔들림 없이 신동빈 회장을 지지할지, 아니면 신동주 전 부회장쪽으로 노선을 선회할지가 최대 관건으로 전망된다.

현재 신 전 부회장은 이번 사태에 대한 향후 계획을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 전 부회장이 6월 정기주총 전 임시주총을 소집할 가능성도 있지만, 주주 소집에 2개월이 걸리는 만큼 굳이 무리해서 임시주총을 밀어부치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우세하다.

이에 대해 롯데 관계자는 "황각규 부회장을 중심으로 일본 롯데 경영진과 변함없는 소통을 이어갈 것"이라며 어제(21일)자 입장자료에서 협력이 약화됐다는 표현에 대한 확대해석을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