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뉴데일리
    ▲ ⓒ뉴데일리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사진)이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순환출자 고리와 일감 몰아주기 등을 한번에 해소할 수 있는 '묘수'이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8일 현대차그룹이 현대모비스를 분할하고 부품 및 AS 사업 부문을 현대글로비스에 합병하는 등의 지배구조 개편 방안에 대해 “현대차 기업집단이 시장의 요구에 부응해 지배구조를 개선하려는 노력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본다”고 입장을 밝혔다.


    문재인 정부에서 재벌개혁의 선봉장을 맡고 있는 김상조 위원장은 지금까지 줄곧 순환출자 고리 해소 등을 주장해왔다. 취임 전 기자간담회에서도 그는 기존 순환출자 고리가 재벌 총수일가의 지배권과 경영권 승계에 영향을 끼치는 대기업은 현대차그룹만 남아 있는 상태라고 콕 집어 언급하기도 했다.


    그만큼 현대차그룹은 순환출자 구조를 해결해야 하는 중요한 과제를 안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이번에 현대모비스를 지배회사로 하는 지배구조 개편안을 내놓으면서 순환출자 고리를 끊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아울러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으로 거론되던 현대글로비스도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이 보유한 지분을 모두 처분하기로해 이 문제도 말끔히 해결하게 된다. 공정위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 기준을 오너일가 보유 지분율 20%로 낮추는 안을 추진 중이다. 현재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이 보유 중인 현대글로비스 지분은 각각 23.29%, 6.71% 등 총 30%에 이른다. 


    또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이 지배회사인 현대모비스의 대주주가 되면서 향후 경영권 승계도 좀 더 수월하게 됐다. 정 회장이 보유 중인 현대모비스 지분을 아들인 정 부회장에 양도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러면 정 부회장이 자연스럽게 경영권을 넘겨받는 구도가 된다. 여러 계열사 지분을 사고 팔고, 분할하고 합병하는 번거로움을 덜 수 있게 됐다는 얘기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를 투자 및 핵심부품 사업 부문과 모듈 및 AS 부품 사업 부문으로 인적분할 한 뒤 모듈 및 AS 부품 사업 부문을 현대글로비스에 합병시킨다. 남아있는 현대모비스 사업부문(존속법인)은 그룹의 지배회사가 된다. 


    지배회사를 장악하기 위해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은 기아차(16.9%), 현대제철(5.7%), 현대글로비스(0.7%)가 보유하고 있는 현대모비스 지분(23.3%)을 매입해 현대모비스 최대주주가 되겠다는 것이다. 재원은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이 보유한 현대글로비스 지분 매각과 다른 계열사 지분 매각  및 자산 처분 등으로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지분거래가 모두 마무리되면 현대차그룹의 기존 4개 순환출자 고리는 모두 소멸된다. 지배회사인 현대모비스를 통해서 현대차와 기아차를 지배하는 단순 구조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