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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근무시간 단축이 업무 몰입도를 높여 기업 생산성 증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위드이노베이션이 증명해 보였다. 위드이노베이션은 숙박 O2O(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 '여기어때'를 운영하는 스타트업이다. 지난해 4월2일 일명 '4.5일 근무제'로 불리는 '주 35시간 근무제'를 처음으로 적용했다. 전 구성원은 매주 월요일 오후 1시에 출근하고, 화요일~금요일은 오전 9시 출근, 오후 6시에 퇴근한다. 점심식사 시간은 1시간 30분이다.
위드이노베이션은 '주 35시간 근무제' 도입 1주년을 맞아 2일 성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기업과 서비스 경쟁력 제고와 구성원의 워라벨(Work-Life Balance·일과 삶의 균형) 보장을 위해 '주 35시간 근무제'를 도입한 이후 1년 만에 매출 증대와 실적 개선 등 고무적인 결과를 보였다.
지난해 여기어때는 온라인 부문 기준 매출 520억원, 영업이익 60억원을 거뒀다. 이는 전년 영업익(-141억 원)에 비해 크게 개선된 수치다. 앱 사용자 수 역시 전년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위드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시장 진출 2년만에 얻은 성과"라며 "절대 근무시간을 줄이면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논리를 타파한 결과"라고 밝혔다.
위드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일하는 시간 단축에 따른 근무 누수를 줄이고, 생산성 향상 등 경쟁력 제고를 위해 다각도로 노력했다. '월요일 오후 1시 출근'이 대표적이다. 구성원의 충분한 휴식을 보장해 업무에 집중 가능한 환경을 조성했다. 점심시간은 90분으로 늘렸다. 스타트업에서는 이례적으로 전용 구내식당을 만들어, 메뉴선택과 식비(모든 식대 무료)에 대한 고민을 없앴다.
심명섭 위드이노베이션 대표는 지난해 '주 35시간 근무제'를 도입하면서 "구성원이 행복해야 서비스 품질이 향상되고, 고객 만족도 커진다"며 "주 35시간 근무제를 통해 매주 5시간을 선물하고 싶다. 그 시간을 가족 등 사랑하는 이와 보내거나 자기개발에 활용하는 등 행복한 삶을 위해 쓰길 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심 대표는 또 "근무시간이 단축돼도 생산성이 오히려 향상된다는 점을 증명해낼 것"이라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근무시간이 아닌 목표의식과 동기부여"라고 강조했다. 이때 적용된 기업 운영 슬로건도 '좋은 사람들과 좋은 환경에서 좋은 서비스를 만들자'다.
위드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오는 7월부터 도입되는 '최대 주 52시간 근무'(300인 이상 사업장) 시행을 앞두고 다수의 기업은 근로시간 단축의 정착을 위해 예행연습에 나서고 있다"며 "위드이노베이션의 주 35시간 근무제 과정과 최근의 성과는 좋은 본보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위드이노베이션은 지난해 4월 서울 가산동에서 삼성동 신사옥으로 터를 옮겼다. 사무공간의 변화와 함께 근무환경을 크게 바꿨다. 직급을 없앤 영어이름으로 호칭을 통일해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추구하고, 사유란 없는 전결 연차제도를 도입해 휴가 사용의 자율성을 보장했다.
하루 세끼도 전문 쉐프가 요리하는 구내식당에서 무상으로 제공한다. 식사 메뉴와 식비 고민을 해결하고, 건강을 챙기겠다는 회사 측의 배려다. 카페테리아 운영을 통해 가성비 높은 커피와 음료를 제공한다. 원하는 책을 마음껏 읽을 수 있도록 무제한 도서 구매제도를 운영하고, 여행을 독려하며 50만원 상당의 숙박포인트도 매해 지급한다. 이같은 다양한 변화와 노력으로 1년 전 대비 입사 경쟁율은 3배 이상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