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판 우버’ 그랩 대표와 만남, 직접 투자 계기2년 만의 참석, 중국 CEO 만나 ‘차이나 인사이더’ 가속도 전망
  • ▲ 최태원 SK그룹 회장. ⓒSK
    ▲ 최태원 SK그룹 회장. ⓒSK

SK그룹이 최태원 회장의 지휘 아래 공격적인 투자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5일 SK그룹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은 국제 포럼을 사업 확대의 장으로 여기고 있다. 
그가 포럼에 참석한 이후 신규투자와 사업확장 등이 진행됐기 때문이다. SK가 최 회장의 포럼 참석을 기대하는 이유다.

대표적인 사례가 ‘동남아판 우버’ 그랩이다. SK그룹의 지주사인 SK㈜는 지난 4일 그랩에 투자했다고 밝혔다. SK가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모빌리티(이동수단)’ 사업을 강화할 목적 때문이다.

SK는 그랩이 진행한 20억 달러(약 2조1250억원) 규모의 투자유치에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했다. 지분율 10% 미만의 소수 지분 투자로 이사회 의결은 거치지 않는다.

최 회장은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동남아판 우버’로 불리는 그랩의 앤서니 탄 대표를 만났다. 이들은 O2O 서비스 플랫폼의 미래 비전을 공유했고, 이후 최 회장과 탄 대표의 논의는 최근 SK의 그랩에 대한 집중 투자로 이어졌다.

또한 최 회장은 지난 2010년 다보스포럼에서도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화학회사 사빅 경영진을 만나 넥슬렌 합작공장 건설을 제안해 실제 사업으로 연결시킨 바 있다.

최태원 회장은 오는 8~11일 중국 하이난다오 보아오에서 열리는 보아오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중국으로 향한다.

보아오포럼은 ‘아시아판 다보스포럼’으로 불린다. 올해 보아오포럼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안토니우 구데흐스 유엔 사무총장,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등 정·재계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여한다.

최 회장은 보아오포럼에서 중국에 제2의 SK를 건설하겠다는 ‘차이나 인사이더’ 전략을 공고히 하기 위해 주요 인사를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왕샤오추 차이나유니콤 회장과 왕이린 페트로차이나 회장, 압둘라지즈 알자부 시빅 회장 등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원 회장이 보아오포럼에서 어떠한 선물을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SK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이 보아오포럼에서 누구를 만나 어떠한 대화를 나눌지 파악하기는 어렵다”며 “과거 포럼처럼 연사로 나서 본인의 생각을 직접 전달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재계에서는 최태원 회장뿐만 아니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권오현 삼성전자 회장 등도 보아오포럼에 참석할 예정이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참석 여부는 미지수다.

정의선 부회장은 포럼 이틀째 열리는 ‘교통수단의 미래’ 세션에서 존 첸 블랙베리 최고경영자 등과 함께 패널로 연단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