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에 다시 현금배당 결정
  • ▲ 푸르덴셜생명 본사 전경ⓒ푸르덴셜생명 홈페이지 캡처
    ▲ 푸르덴셜생명 본사 전경ⓒ푸르덴셜생명 홈페이지 캡처

    미국계 생명보험사 푸르덴셜생명이 수백억 원대의 현금 배당을 재개했다. 지난해 자본금을 쌓기 위해 배당을 한 푼도 하지 않았다가 1년 만에 주주배당 실시로 방향을 틀었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푸르덴셜생명은 지난해 결산배당금으로 1주당 3333원의 연간배당금을 결정해 500억원을 지급했다. 당기순이익(1760억원) 대비 배당성향은 28.4% 수준이다.

    배당 결정에 따라 재무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RBC비율)은 기존 425%에서 416.6%로 내려갔다. 9월말 RBC가 475.7%였던 것과 비교하면 59.1%포인트 떨어졌다. 업계에서 3개월간 RBC비율 하락폭이 가장 크다. 

    푸르덴셜생명은 1년 전만 해도 새 회계기준(IFES17) 도입에 앞서 자본을 쌓기 위해 2016년 결산 배당을 유보했다.

    만기가 긴 종신보험 상품 판매 비중이 높은 만큼 자본 여력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푸르덴셜생명은 1989년 한국 진출 이래 종신보험 판매에 집중했으며 사망보험 비중이 88.72%에 달한다.

    금융감독원은 생보사에 올해 말 부채 듀레이션(가중평균만기) 최장 만기를 30년으로 늘릴 것을 주문한 상태다. 종신보험의 경우 만기가 수십 년인데 생보사들은 이제까지 회계상 최장 20년으로 반영해왔다.

    문제는 자산 듀레이션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부채 듀레이션이 길어지면 금리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이다.

    부채 듀레이션이 늘었는데 자산 듀레이션을 그대로 두면 금리위험액이 늘어 보험사에 요구되는 자본량이 증가해 지급여력비율(RBC)이 급락한다. 
     
    IFRS17은 보험사가 고객에게 지급할 보험금 금리를 계약 시점의 원가가 아니라 시가로 평가하는 게 핵심이다. 현재의 저금리 상황에서는 회계장부상 보험 부채를 더 늘려야 향후 고객에게 약속한 보험금을 맞출 수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고금리, 장기보험 상품 위주로 팔았던 보험들은 부채 듀레이션 만기 확대에 따라 자산 듀레이션을 늘리지 않으면 재무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이 떨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푸르덴셜생명은 2012년부터 수백억원대 규모의 현금 배당을 실시, 3000억원이 넘는 금액을 본사로 보냈다. 2012년 1100억원, 2013년 650억원, 2014년과 2015년 각각 700억원으로 5년여간 총 3650억원을 배당했다.

    이와 관련해 푸르덴셜생명 관계자는 "재무건전성을 바탕으로 자본효율성 증진을 위해 주주배당을 결정했다"며 "배당 이후 지급여력비율은 업계에서 높은 수준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