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인당 비닐봉지 사용량 연간 420여개… 핀란드·아일랜드와 비교해 최대 100배 많아"정부의 강력한 규제와 소비자 인식 전환 필요해"
  • ▲ 비닐 수거 대란. ⓒ연합뉴스
    ▲ 비닐 수거 대란. ⓒ연합뉴스


    최근 폐비닐 재활용과 관련한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편의점에서 제공하는 무료 비닐을 두고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환경단체 등에서는 무분별한 비닐 남용을 막기 위해 편의점에서 비닐을 의무적으로 돈을 받고 판매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편의점업계에서는 독립된 가맹점의 특성상 강제할 수 없고 가맹점주들 재량에 맡길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5년 기준 국내 1인당 비닐봉지 사용량은 연간 420여개로 1년에 216억여개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친환경 국가로 알려진 핀란드, 아일랜드가 각 연간 4개, 20개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과 비교하면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다.

    특히 최근에는 재활용품 수거 업체들이 폐비닐 수거 중단을 밝히기도 하면서 폐비닐과 관련한 논란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상황이다.

    친환경 단체들은 비닐 남용에 대한 책임에서 편의점 본사가 자유로울 수 없다고 보고 사용량 억제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복수의 환경단체들은 "최근 1인 가구가 급증하면서 비닐의 상당 부분이 편의점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폐비닐 문제가 사회적인 관심으로 떠오른 만큼, 편의점 본사에서도 보다 구체적으로 줄일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대형마트의 경우 비닐을 대체하는 형태로 종이봉투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형마트의 경우 지난 2010년부터 환경부와 비닐봉지 판매 금지 협약을 맺고 비닐 대신 종이봉투나 종이박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편의점도 이러한 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자 원칙적으로는 비닐봉지 한 장을 20원에 판매하고 있다. 사용한 비닐을 다시 돌려주면 보증금 20원도 다시 돌려준다.

    그러나 대형마트와 달리 편의점의 경우 가맹점 위주로 사업이 진행되고 있어, 현실적으로 가맹점주들의 재량에 맡길 수밖에 없는 형태다.

    편의점 관계자는 "비닐과 관련해 돈을 받고 판매해야 한다는 내용은 가맹점주들에게 지속적으로 안내를 드리고 있다"라며 "그러나 현실적으로 전국 매장들을 모두 감시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가맹점주들의 반발이 많아 페널티를 주기도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

    일부 편의점 가맹점주들은 고객들의 편의성을 위해 비닐봉투를 무료로 제공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가맹점주는 "손님들은 물건을 구매하면 비닐을 주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비닐봉투 값을 달라고 하면 그냥 가는 고객도 있고 화를 내는 손님도 있어 어쩔 수 없다. 이러한 문제로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가 받는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결국, 비닐과 관련한 문제는 정부의 강력한 규제와 함께 소비자들의 인식 전환이 중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환경단체 그린피스 캠페이너는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비닐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기업보다 정부가 의지를 갖고 강한 규제 등을 마련해 단속해야 실효성이 있을 것으로 본다"며 "소비자들도 책임 의식을 가지고 일회용품 사용을 함께 줄여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