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대법원 '원가 공개' 판결에 영업비밀 침해 우려

이동통신사의 휴대전화 요금 관련 '원가 자료'를 공개하라는 대법원 판결이 최종 확정되면서 국내 이통사들의 반발이 거세질 분위기다.

국내 이통 3사는 법원의 판결은 존중한다면서도 이번 판결이 영업비밀을 침해할 수 있다는 데 깊은 우려를 표하는 모습이다.

12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지난 2011년 참여연대가 미래창조과학부를 상대로 낸 정보공개거부 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휴대전화 요금의 원가산정 정보 및 요금인하 논의 내용 등의 정보를 공개하라는 최종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이동통신 서비스는 전파 및 주파수라는 공적 자원을 이용해 제공되고 국민 전체의 삶과 사회에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며 "서비스가 공정하고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돼야 할 필요 내지 공익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이어 "이를 위해선 국가의 감독 및 규제 권한이 적절하게 행사되고 있는지 투명하게 공개돼야 할 필요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번 판결에 따라 지난 2005년부터 2011년까지 이동통신사들의 손익계산 및 영업통계 자료 등이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2011년 7월부터 보급된 4세대 이동통신 LTE 서비스는 제외된다.

특히 영업통계 자료에는 총괄 원가뿐만 아니라 그간 공개되지 않았던 세부 서비스별 원가가 포함돼 있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사들도 난감한 기색을 드러내고 있다.

이들이 가장 크게 우려하는 것은 회사의 영업비밀이 보장받지 못하게 됐다는 점과 이번 판결이 통신비 인하에 대한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SK텔레콤은 "기업의 영업비밀이 보호받지 못하게 된 점에 대해 아쉽게 생각한다"며 "이번 판결은 영업관련 일부 정보 공개 여부를 판단한 것으로 요금 수준 적정성 사안과는 관계가 없다"며 "이번 판결로 원가보상률이 공개되면 시민단체들의 통신비 인하 요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KT는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지만 원가를 통신비 요금의 책정 기준 자료로 보기는 어렵다"며 "원가 공개와 통신비 인하는 구분해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 역시 법원의 판결은 존중한다면서도 "기업의 영업비밀이 보호받지 못할수도 있어 아쉬운 부분이 있다"며 "원가가 통신비 인하의 근거가 될 수 있는지 고민해봐야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이통 3사는 각각 법무팀과 대책 회의에 나서며 대법원 판결에 대한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