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공유하기

로고

4대 은행 올해 실적 '초박빙'… 중기대출로 판가름 난다

DSR 도입 등 대출 규제 강화로 기업대출에 역량 집중소호·중기 대출 포트폴리오 비중 확대…가계 '제자리'

입력 2018-04-23 09:00 | 수정 2018-04-23 11:31

▲ ⓒ뉴데일리


4대 은행이 올해 쾌조의 실적 스타트를 끊었다. 지난해 높은 성적을 끌어올리며 기초체력을 탄탄히 한 덕이다. 

특히 이번 1분기에는 일회성 요인 없이도 여신 성장과 핵심이익 확대로 안정적인 실적을 이뤄낸 모습이다. 

올해에는 당국의 각종 규제가 본격화되고 저마다 기업대출로 눈을 돌리면서 리딩뱅크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싸움이 벌어질 전망이다. 

◆올해 시작 승기도 국민은행…KEB하나은행 실적 오름세 '가속'

1분기 4대 은행 중 실적 1위를 거머쥔 곳은 국민은행이다. 지난해 가장 큰 성장세를 보이며 신한은행을 제치고 1위 자리를 탈환한 데 이어 올 1분기에도 리딩뱅크 입지를 더욱 공고히 했다.

국민은행은 명동 사옥 매각 차익으로 1150억원의 일회성 요인이 발생한 덕에 전년 동기 대비 26.7% 증가한 1분기 6902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무서운 속도로 치고 올라오는 곳은 KEB하나은행이다. 지난해 연간 기준 2조 클럽을 달성하더니, 전년 동기 대비 32.2% 급증한 1분기 6319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이는 지난 2015년 9월 통합은행 출범 이후 분기 기준 최대 실적으로, 통합 시너지 효과로 인해 안정적인 이익 기반을 확보한 덕을 톡톡히 본 셈이다.

특히 경상이익으로 따지면 KEB하나은행의 승리다. 국민은행을 제외한 3개 은행 모두 일회성 요인이 없어 순이익 실적 순위가 뒤바뀌기 때문이다. 

일회성 요인을 포함해 실적 1위를 차지했던 국민은행이 3위로 밀려나게 되고, 신한은행이 2위로 올라서는 셈이다.

신한은행은 전년 동기 대비 12.3% 증가한 1분기 6005억원, 우리은행은 5506억원의 순이익을 거둬들였다 

우리은행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7.5% 줄어들었지만 지난해 1분기 중국 화푸빌딩 관련 대출채권 매각 이익 1300억원을 제외하면 16.2% 늘어난 셈이다. 

지난해에는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선두 싸움이 치열했다면, 올해에는 KEB하나은행과 우리은행까지 탄탄한 이익 체력을 과시하는 모습이다.

1분기 순이익은 상반기뿐만 아니라 올해 전체 순이익 방향을 가늠해 볼 수 있는데, 지난해보다 실적 경쟁이 더 치열해진 게 눈에 띈다. 각 은행의 순이익 격차는 1000억원 안팎에 그쳐 일회성 요인 등에 따라 2분기 승자가 달라질 수 있다.

◆당국 대출규제 강화…가계 '제자리'인데 소호·중소기업 '오름세'

은행들이 1분기 장밋빛 성적을 낸 것은 소호 및 중소기업 중심의 대출성장과 순이자마진 향상에 따른 이자이익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비이자이익 중 수수료 수익도 많이 늘어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각 은행의 핵심이익 중 이자이익을 살펴보면 국민은행 1조4650억원, 신한은행 1조3350억원, KEB하나은행 1조2700억원, 우리은행 1조2361억원 순이다. 은행 대부분 전년 대비 10% 이상 증가하며 견실한 성장세를 나타냈다.

순이자마진(NIM)도 0.03%포인트 안팎 수준으로 개선됐다. 이자이익 규모가 가장 큰 국민은행이 1.71%로 가장 높았고, 우리은행이 1.50%로 가장 낮았다.

특히 여신 규모가 커지고 있는 은행들의 관심이 가계대출에서 기업대출로 옮겨지고 있는데, 이는 지난달부터 시범운영 중인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의 영향이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 도입한 DSR은 주택담보대출뿐만 아니라 신용대출까지 살펴보면서 차주의 상환 능력을 더 꼼꼼히 따져 한도를 정하기 때문에 대출 문턱을 넘기가 어렵다.

이렇듯 각종 규제가 점점 강화됨에 따라 은행들은 가계대출 자리를 기업대출로 메꾸기 위한 전략을 속속 펼치고 있다. 실제 전 은행 모두 가계보단 지난해부터 소호 및 중소기업 중심으로 수요가 늘고 있다.

국민은행의 경우 지난해 말부터 주택담보대출보다 중소기업대출에 집중한 결과, 지난 3월말 기준 
239조2000억원의 원화대출금을 기록했다. 이는 1년 전보다 8.4%, 전년 말보다 1.8% 증가한 수치다.

이 가운데 중소기업, 소호, 대기업을 포함한 기업대출(108조3000억원)이 전년 말 대비 3.0% 성장한 반면 가계대출(130조9000억원)은 전년 말 대비 0.8% 찔끔 올랐다. 특히 중소기업 91조8000억원, 소호 61조5000억원으로 각각 3.0%, 2.3% 성장했다. 

국민은행 다음으로 원화대출금이 높은 신한은행은 전년 동기 대비 7.0%, 전년 말 대비 1.0% 성장한 197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말 대비 대출자산 성장의 축을 보면 소호 2.0%, 중소기업 1.4% 늘었다. 가계대출의 경우 1.3% 찔끔 올랐다.

신한은행은 지난 2016년부터 철저한 건전성 관리 가이드라인을 통해 적정한 대출 성장을 이뤄내고 있다. 특히 주담대 증가율은 낮게 가져가면서 소호 및 중소기업대출을 신중히 올리는 모습이다.

신한은행의 경우 타 은행과 가계 비중은 비슷하지만, 대기업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고 중소기업이 높은 편이다. 전체 대출 구성에서 가계 50.7%, 소호를 포함한 중소기업 40.4%, 대기업 8.9%를 차지하고 있다. 

KEB하나은행도 소호 및 중소기업 중심으로 대출 수요가 늘면서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1분기 원화대출금은 191조6040억원으로 1년 전보다 6.5%, 전년 말보다 1.8% 증가했다.

이 가운데 소호(39조1480억원)와 중소기업(75조0970억원) 각각 전년 말 대비 2.3%, 2.8% 성장한 반면 가계(100조2310억원)는 1.2%에 멈췄다

우리은행도 대출 포르폴리오를 중소기업 중심으로 가져가고 있다. 가계의 경우 2016년 47.4%에서 2017년~2018년 48%로 움직이지 않았지만, 중소기업의 경우 2016년 32.7%에서 2017년 34.4%, 2018년 35%로 점차 늘고 있다. 대기업 비중은 18.2%에서 15.6%까지 떨어졌다.

실제 법인과 소호를 포함한 중소기업대출(78조3720억원)의 경우 전년 말 대비 2.7% 증가한 반면 가계대출(107조4420억원)은 0.8% 찔끔 늘었다.

은행들은 당국 규제가 아직 구체적이지 않고, 기업 중심의 대출 수요를 늘리는 만큼 현재의 실적 개선세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DSR이 자영업자 대출도 함께 옥죄는 만큼 소호대출의 경우 리스크 위험성에 빠질 수 있어 철저한 대출 포트폴리오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 
윤희원 ieyoon@naver.com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뉴데일리 댓글 운영정책

자동차

크리에이티비티

금융·산업

IT·과학

오피니언

부동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