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계열사 한데 묶는 통합작업 속도 내면서 규모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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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와 신세계가 기존 대형 오프라인 매장은 효율화를 내세우면서 철수 혹은 전문관으로 변신을 꾀하는 반면 온라인 채널은 계열사를 한 곳으로 묶는 통합 방식의 변화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최근 온라인이 급성장하고 오프라인이 축소되는 현실을 반영한 생존 전략으로 풀이된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와 신세계는 기존 대형 점포 매각 작업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하철 1호선 안양역사 내 안양점 영업권의 매각 또는 양도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롯데쇼핑은 쇼핑몰을 비롯해 아울렛 등을 운영하는 복수의 사업자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현재 가장 유력한 사업자는 엔터식스 패션쇼핑몰(엔터식스)로 알려졌다.
영플라자 청주점도 효율화를 위해 정리 대상에 올라 있다. 롯데백화점은 해당 매장들을 전문관이나 아울렛 등으로 전환하는 방식을 포함해 매각, 임대 등 다양한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인천점과 부평점 등의 매각도 추진 중이다. 인천점과 부평점 매각의 경우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2013년 롯데가 인천터미널점을 9000억원에 사들여 독과점 방지를 이유로 매각을 지시한 곳이다. 당시 공정위는 롯데백화점에 인천점, 부평점, 부천중동점 중 2곳을 매각하라고 지시했다.
이마트도 지난해 4월 경기 하남점 잔여 부지 및 평택 소사벌 미개발 부지를 매각했다. 이어 7월에는 경기 부평점과 시흥 은계지구 부지도 처분했다. 9월에도 코스트코 대구점과 대전점, 서울 양평점 등을 매각했고 대구 시지점과 울산 학성점은 부실 점포를 이유로 폐점을 단행했다.
이 밖에도 장안점은 특색을 살려 노브랜드 전문점으로 전환했고, 올해에는 덕이점 등의 매각을 추진 중이다. -
반면 온라인은 계열사를 한데 묶는 통합작업에 속도를 내면서 규모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만 롯데는 외형은 유지하고 각 사별 온라인몰 시스템 구성만 통일하는 방식을 선택했고, 신세계는 온라인몰 사업 전담 신설법인을 세운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우선 롯데는 엘롯데를 주축으로 계열사 온라인몰이 호환 가능하도록 백오피스 통합 작업을 진행 중이다.
엘롯데, 롯데마트몰, 롯데하이마트몰, 롯데아이몰(홈쇼핑), 롯데닷컴, 롯데슈퍼몰 등 6개 브랜드는 유지한 채 시스템 통합 작업부터 이뤄진 것.
소비자가 온라인몰을 이용할 시 외형 변화는 사실상 없지만, 주문, 배송, 결제 등 시스템이 일원화돼 향후 통합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둔 셈이다.
최근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고객들이 이동하고 있는 만큼 언제든 온라인 대전에 참여할 수 있도록 체질 개선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와 비교해 신세계는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온라인 통합에 집중하고 있다. 신세계는 그룹 온라인 유통 플랫폼인 SSG닷컴을 주축으로 온라인사업부를 통합할 계획이다.
이마트는 1조원의 투자를 받은 뒤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로 분리된 온라인사업부를 물적 분할 후 합병하는 방식으로 신설 법인을 추진할 예정이다.
현재 신세계그룹 내 이커머스 사업은 그룹 온라인 유통 통합 플랫폼인 SSG닷컴을 갖추고 있지만, SSG닷컴의 대표 콘텐츠인 신세계몰과 이마트몰이 인적, 물적으로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로 나눠져 있어 한정적인 시너지만 가능했다.
신세계그룹은 이커머스 법인 신설을 성장 발판으로 삼아, 5년 후인 2023년에는 현재의 5배 규모인 연간 매출 10조원을 달성해 그룹의 핵심 유통 채널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롯데와 신세계가 온라인몰을 통합하는 방식은 다르지만, 모두 향후 온라인 시장을 확대하기 위한 대안을 세우고 있다는 점은 공통분모인 셈이다.
양사가 이러한 전략을 세운 것은 오프라인 매장의 성장세는 더딘 반면, 온라인 사업의 확대는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산업통상자원부가 백화점 및 대형마트 등 주요 유통업체의 지난해 매출 동향을 집계한 결과 오프라인은 3.0% 성장에 그쳤지만, 온라인은 13.2%의 큰 폭의 성장세를 유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대형 점포 위주의 오프라인 마켓들의 성장은 더딘 반면, 스마트폰 보급 등으로 온라인을 이용하는 고객들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파악하지 못할 경우 대기업이라 할지라도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롯데와 신세계가 새로운 전략을 구상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