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선두 유한양행, 원료의약품 수출 부진으로 실적 '주춤'
GC녹십자·종근당·일동제약 등 R&D 투자 확대 가운데 이익률도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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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제약사들이 1분기 안정적인 실적을 보이면서 올해 주요 파이프라인에 대한 R&D투자도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하반기 들어서는 국내외 임상결과가 도출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를 통해 외형확대와 내실다지기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주요 상위제약사들의 1분기 실적 발표가 이어지는 가운데 대다수 기업이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며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업계 선두기업인 유한양행은 원료의약품 부문 수출 부진 등에 따라 저조한 실적을 나타냈다.

    유한양행의 1분기 매출액은 3398억원, 영업이익은 2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2%, 28.7% 감소했다.

    유한양행은 주요 도입품목 등의 매출 증가에 따라 처방의약품 부문은 전년 동기 대비 9.3% 증가했지만, 원료의약품 수출이 전년 대비 46.1% 감소한 400억원에 그치면서 전체적인 실적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서미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원료의약품의 경우 1분기 C형간염치료제에 대한 원료의약품 수출이 감소했으나 이와 같은 쏠림현상은 2분기 이후 해결가능 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특히 유한양행은 오는 6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개발 중인 폐암신약 'YH25448'의 임상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어서 하반기부터 이에 대한 기대감도 기업가치에 반영될 전망이다.

    GC녹십자는 1분기 매출액 2941억원, 영업이익 1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8%, 5.7% 증가했다. 이는 전 사업부문의 고른 호조에 따른 것이다.

    부문별로 보면 주력인 혈액제제, 백신 사업의 매출 규모가 각각 5.6%, 11.2% 증가했고, 전문의약품 부문의 실적은 3%,  소비자 헬스케어 영역은 9.1% 매출 성장세를 보였다. 주력 사업 중심의 해외 매출 규모는 14% 증가했다.

    특히 외형 성장과 함께 GC녹십자는 연구개발비용 지출을 전년 동기보다 17.9% 확대했다.

    GC녹십자는 올해 안에 미국에서 면역결핍증 치료제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이하 IVIG-SN)'의 허가가 예상된다. IVIG-SN은 선천성 면역결핍증, 면역성 혈소판 감소증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는 혈액제제다.

    GC녹십자는 IVIG-SN의 미국 허가가 마무리되는 동시에 현지 마케팅 및 판매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알려져, 올해부터 본격적인 매출 반영이 기대된다.

    서근희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R&D 비용 증가로 실적 모멘텀은 단기적으로 IVIG-SN에 대한 미국 FDA 승인과 선진국향 초도물량 수출 개시에 따라 리레이팅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종근당은 신규 도입품목의 효과가 외형 성장을 이끌었다.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2% 늘어난 2184억원이며, 영업이익은 14.7% 증가한 192억원으로 집계됐다.

    인지장애개선제 '종근당글리아티린'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7.6% 증가한 106억원으로 나타났고, 주요 품목인 당뇨병치료제 '자누비아', 고혈압치료제 '딜라트렌' 등의 매출이 견고한 실적을 보였다.

    특히 지난해 화이자로 부터 도입한 폐렴구균 백신 '프리베나13'가 시장에 빠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올해 연매출 350~500억원이 예상된다.

    종근당은 개발 중인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CKD-506'이 2분기 중 유럽에서 임상 2상에 진입하며, 희귀질환인 헌팅턴증후군 치료제 'CKD-504'는 올해 상반기 내에 미국 임상 1상에 들어가는 등 주요 파이프라인의 임상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일동제약의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 성장한 1189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무려 111%나 올른 65억원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실적 상승은 일반의약품 분야에서 비타민제인 '아로나민'과 '엑세라민', 전문의약품 분야에서 신제품인 대상포진치료제 '팜비어'를 비롯한 기타 품목들의 고른 성장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영업이익의 대폭 상승은 지난해부터 집중해온 이익 중심의 혁신 활동에 따른 것이라는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더구나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0% 늘린 137억원을 R&D에 투자하고도 이익률이 오른 것이어서 의미가 있다.

    일동제약은 표적항암제 'IDX-1197', 'IDF-11774', 바이오베터 'IDB0062', 'IDB0076', 천연물 치매치료제'ID1201', 프로바이오틱스 및 마이크로바이옴 등과 관련한 유망 신약 파이프라인을 가동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상위제약사들이 외형 확대를 통한 이익을 R&D에 투자하는 비율을 늘리면서도 이익률 개선도 보인다는 점이 주목된다"며 "R&D 확대를 통한 주요 파이프라인의 성과가 주목되는 이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