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손실에 불안… 차입 및 우발채무 규모도 과중반등 위한 수주잔고·보유용지도 '뚝'… "역성장 불가피"
  • ▲ 서울 종로구 소재 대우건설 본사. ⓒ대우건설
    ▲ 서울 종로구 소재 대우건설 본사. ⓒ대우건설


    대우건설이 1분기 지난해 절반 수준의 순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과 2017년 거듭된 손실로 인해 재무안정성이 저하된 터라 부담이 가중되는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이어지는 수주잔고 감소로 이 같은 상황에서 반등하기 위한 동력도 찾기 어려워 보인다.

    21일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대우건설은 1분기 매출 2조5545억원·영업이익 1682억원·순이익 1032억원의 영업성적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지난해 1분기 2조6000억원과 비슷한 규모를 유지했으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3.9%·48.7% 감소했다.

    토목 부문(95억원)과 플랜트 부문(18억원)이 나란히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매출의 59.7%를 차지하는 주택건축 부문(1806억원)도 지난해보다 11.3% 감소했다. 주택 부문의 경우 2015년 4만가구 공급 이후 2년간 분양실적이 줄어들면서 국내 매출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해외 부문의 경우 추가적인 일회성 비용이 발생하지 않으면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원가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앞서 예상치 못한 대규모 손실이 빈번히 발생했던 만큼 추가적인 확인이 필요하다고 진단하고 있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2016년 4분기 빅배스 이후 2017년 상반기 해외사업이 정상 원가를 기록하면서 해외 부문 불확실성이 제거된 데 따른 기대감이 있었다"며 "그러나 하반기 또 다시 대규모 손실을 기록했기 때문에 이번 1분기 해외 부문의 양호한 실적에도 아직까지 검증이 필요한 시기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지속된 해외 부문 손실 발생에 따른 대외신인도 저하로 이자부담 증가, 차입금 단기화 등 차입금의 질적 수준이 다소 저하됐다. 뿐만 아니라 회사의 높은 영업현금 변동성을 고려할 때 부채비율·총차입금 및 PF(프로젝트파이낸싱) 우발채무 규모 등 회사의 재무부담은 자본 및 현금창출력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실제로 전반적인 차입 규모가 감소(-4.59%)하고 있는 가운데 단기차입금만 증가(+4.80%)했다. 또 해외사업 관련 외화 장기차입금 및 회사채 만기도래로 2017년 말 기준 총차입금의 88.4%인 1조5022억원이 1년 내 상환 도래할 예정으로, 단기 상환 부담이 높은 수준이다.

    유동비율(98.0%)도 지난해보다 악화되면서 100%를 밑돌았고, 보유 현금 및 현금성 자산 규모도 9626억원에서 6340억원으로 34.1% 줄어들었다. 부채비율(323%)은 소폭 개선(-3.92%p)됐으나 여전히 대형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이며 차입금의존도 역시 70%에 육박(69.0%)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책임준공·책임분양 등 변형된 PF 신용보강을 포함한 PF우발채무 역시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2월 말 PF우발채무는 9168억원으로 2011년 이후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외에 4조5332억원의 PF에 대해 책임준공 의무를 제공하고 있으며 1658억원의 PF에 대해서는 책임분양·자금보충 등의 의무를 제공하고 있어 변형된 PF 신용보강을 포함한 PF우발채무 규모가 과중한 수준이다.

    배영찬 한국기업평가 평가전문위원은 "최근 급격하게 증가한 주택물량은 운전자본 변동성을 확대시킬 가능성이 높다"며 "2017년 말 잔존하고 있는 3187억원의 공사손실충당금 지출은 향후에도 현금흐름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해 큰 폭의 재무구조 개선은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이어 "해외 부문의 수익창출력 제고, 주택사업 관련 자금 부담 통제 여부가 재무구조 개선 수준을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부정적인 분위기를 타개할 방법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해외 부문과 공공 부문의 비우호적인 사업 환경이 지속되면서 2015년 이후 수주잔고가 감소하고 있으며 주택 경기 하강 국면 진입에 따라 주택 부문 신규수주 위축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우건설의 향후 실적 증가를 기대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수주잔고가 지속 감소 중인 만큼 매출 증가를 이끌만한 근본 동력이 부재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1분기 수주잔액은 30조7218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33조7202억원에 비해 8.89% 줄어들었다. 이는 1분기 기준 2010년대 들어 최소 규모로, 2014년 40조8000억원 이후 4년 연속 내리막이다. 같은 기간 개발사업 등을 위한 보유용지 규모는 4937억원에서 1794억원으로 63.6% 줄어들었다.

    더군다나 주택 수주잔액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경우 인허가 절차 등을 거쳐 실제 착공에 이르기까지 장기간 소요되는 만큼 매출로 실현되기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황덕규 나이스신용평가 실장은 "적극적인 민간건축 부문 신규수주에도 토목 부문 및 해외 부문 수주 감소로 전체 신규수주 규모 및 잔액은 2015년 이후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토목 및 해외에서 지속된 손실 인식 및 채산성 확보의 어려움으로 수주 부진이 지속되고 있으며 국내 건축 역시 부동산 경기 둔화 등으로 보수적인 수주 기조로 전환됨에 따라 당분간 매출 규모는 다소 위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