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년 금융 베테랑 유니버셜 뱅커…여직원들의 '롤모델'지역 내 영업점 간 협업 마케팅 및 고객 니즈 파악 강조 "지역 경기 악화 걸림돌 작용…산업구조 다각화 필수"
  • ▲ 박기례 연향 지역본부장과 허인 국민은행장. ⓒKB국민은행
    ▲ 박기례 연향 지역본부장과 허인 국민은행장. ⓒKB국민은행
    유리천장이 견고한 은행권에 군계일학의 기량을 뽐내는 여성 리더가 있다. 

    33년 경력의 지역 금융 베테랑인 박기례 국민은행 연향 지역본부장이 그 주인공.

    그는 지역본부장으로서 본부에 속한 각 영업점이 인근 점포와 협업 마케팅을 활발히 펼칠 수 있도록 '소(小) CEO'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개인금융을 넘어 기업금융까지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며 여성 직원들 사이에서도 롤모델로 꼽힌다.

    -일반 고객들에게 다소 생소한 지역본부장 역할에 대해 소개해달라.

    ▲국민은행은 영업환경이 비슷한 지역별로 단위를 나눠 여러 점포를 하나로 묶는 지역본부 체계를 운영 중이다. 

    이는 인근 점포 간 발생할 수 있는 과도한 경쟁을 피하고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당행의 지역 영업 추진 전략이다. 이를 조율하고 이끌어가는 지역본부장에게는 행장님이 강조해온 수평적 리더십이 꼭 필요한 역량이라고 할 수 있다.

    적절하고 유연한 인력배치를 통해 지역 인재를 양성하는 것도 지역본부장의 역할 중 하나다. 지역을 단위별로 나눠 관할하는 경우 본부 내 인력 파악이 용이하다.

    -다양한 금융 업무를 섭렵할 수 있던 비법이 궁금하다.

    ▲은행장이 강조하는 '유니버셜 뱅커'의 자질을 키우기 위해서는 다양한 업무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과거 업무 스펙트럼이 확대된 덕에 책임자 고시에 통과했고, 여성 리더의 꿈을 키우게 됐다. VIP 매니저로 근무할 당시 지점장과 함께 기업여신 유치를 위한 외부 활동을 펼쳤고, 이때 쌓은 현장 경험은 점포장이 됐을 때 밑거름이 되기도 했다.

    한 지역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점과 VIP 매니저 경험을 토대로 개인고객은 물론 기업고객까지 다각도에서 바라본 덕에 고객 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었다. 또 이를 바탕으로 점포별 고객 구성을 재정립해 탄탄한 영업 네트워크도 형성할 수 있게 됐다.

    지역 내 사회공헌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지역민은 물론 기관, 기업도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해왔다. 이렇게 쌓인 관계는 영업의 밑바탕을 이루는 큰 자산이 된다.

    기업고객에게 필요한 것은 비단 대출만이 아니다. 자산관리, 세무 등 기업 고객 니즈는 다양한 만큼 모든 부분을 만족시킬 종합 마케팅이 요구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또한 영업 및 실무에서 부족한 부분은 당행의 기업여신 전문가와 함께 목표를 공유하고 동반 마케팅을 통해 해결하는 자세도 중요하다.
  • ▲ 박기례 국민은행 연향 지역본부장. ⓒKB국민은행
    ▲ 박기례 국민은행 연향 지역본부장. ⓒKB국민은행
    -대부분의 은행이 전남 쪽에서도 순천에 몰려 있다. 타 은행과 경쟁하기 위한 영업 전략은.

    ▲순천은 전남 교통의 요지이자 각계각층의 다양한 고객들을 만날 수 있는 도시다. 이에 순천 지역은 유독 많은 수의 시중은행과 외국계은행이 자리하고 있다. 

    치열한 경쟁에서 타 은행을 넘어설 수 있는 비결은 바로 고객이다. 유독 충성고객들이 많은데, 월급통장부터 노후 준비를 위한 자금까지 오직 당행만을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신뢰를 주는 금융파트너로 자리매김하면서 한 발 앞서나갈 수 있었다. 

    여기에 더해 그동안 수도권 중심으로 운영되던 은행과 증권의 복합점포인 'KB GOLD&WISE 연향종금센터'를 순천에 오픈하면서 더욱 힘을 실었다.

    복합점포를 통해 지역 고객 자산을 통합적으로 분석하고 성향과 필요에 맞는 최적의 원스톱 종합자산관리 서비스 제공을 통해 고객 니즈를 충족시킨 덕에 확실한 차별성을 확보하게 된 셈이다. 

    -수도권에 집중된 경제 불균형으로 지역 경기가 침체되고 있다. 지역 금융업의 고충과 장단점을 꼽자면.

    ▲지방은 각 점포의 특성이나 장단점 파악이 쉽다. 해당 지역에서 오래 근무하며 영업점 특색을 익힌 직원들이 대부분이기에 영업 환경 및 점포별 특성을 살린 발 빠른 협업 전략을 펼칠 수 있다.

    함께 근무한 시간이 긴 만큼 직원들에 대한 이해도도 높은 편인데, 이를 바탕으로 직원의 재능을 살려 적재적소에 배치할 수 있다는 점도 지역 영업력을 키우는 강점 중에 하나다.

    하지만 지역 경기 악화는 영업에 큰 걸림돌이다. 기업이나 고액 자산가들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중·소도시의 자금 흐름이 원활하지 않은 점도 이유로 꼽힌다.

    관할 지역본부에는 포스코를 중심으로 한 철강 산업체 위주의 대규모 산업 단지가 조성돼 있지만, 산업구조가 다각화되지 않아 영업환경이 경기 흐름에 민감하다.

    대도시와 달리 주로 특정 업종이 밀집한 산업단지를 축으로 지방의 경제 성장이 이뤄지다 보니, 시장 환경에 따른 기업의 실적 악화가 곧바로 영업의 애로사항으로 직결되는 특수성이 있다.

    기업이 활성화 되지 않으면 개인에게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쳐 특정 산업의 침체는 큰 단점으로 작용하게 된다. 이렇기에 정부가 나서 수도권으로 쏠림현상이 극대화된 국내 경제구조를 바로잡고 업종의 다각화가 필요하다.

    -지방 지역 은행이 지속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미래 전략과 앞으로 계획을 알고 싶다.

    ▲수도권이나 지방 지역 모두 디지털금융 서비스의 혁신이 가장 중요한 미래 전략이라고 본다. 이는 지역 은행의 영업력 향상과 양질의 고객서비스를 차별없이 제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특히 대도시보다 점포 수가 적어 발생하는 접근성의 문제와 서비스 질의 더딘 개선 등 지역 은행의 한계로 작용했던 문제들이 디지털 혁신을 통해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하반기에는 복합점포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적극 활용해 개인고객의 자산관리에 전문성을 더할 계획이다.

    또한 지역의 우량 업체를 발굴하는 데 주력해 좋은 기술을 가진 기업을 발굴하고 탄탄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해 기업 성장의 밑받침이 되겠다. 이로써 지역사회와 동반 성장하는 은행을 만드는데 일조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