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채용비리 수사 결과 내주 발표 산재된 불안감 해소보험사 매물 많아 가격 조정 불가피 시장 분위기 우호적
  • 하반기 금융권에 대대적인 지각변동이 예고된다. 

    채용비리 의혹 등 각종 악재가 정리 수순을 밟으면서 금융지주사들도 움츠러든 어깨를 펴고 인수·합병(M&A)에 본격 돌입할 전망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은행권 채용비리 의혹을 조사 중인 검찰이 이달 중순쯤 수사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발표 시기가 오는 13일로 예정된 지방선거일 이후로 점쳐지면서 오랫동안 금융권을 짓눌러왔던 불안감도 대폭 해소될 전망이다.

    덕분에 6월 중순을 기점으로 채용비리 사태가 일단락되면 금융지주들도 하반기부터 본업에 집중할 수 있는 경영 환경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 가장 주목하는 부분은 금융지주사의 비은행 계열사 인수합병(M&A) 추진이다.

    작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KB·신한·하나금융 등 빅3 금융지주사 모두 증권사와 보험사 인수 의향을 적극적으로 내비친 바 있지만 상반기 내 성사된 건은 단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신한금융이 KB금융보다 한발 앞서 ING생명 인수를 타진했으나 가격 등 협상 문제로 최근 매각협상을 종료했고, 다른 곳들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ING생명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경영권 프리미엄 포함 매각가로 약 2조5000억원에서 3조원 수준을 고려하고 있으나 몸값이 너무 높은 탓에 금융지주사들도 섣불리 나서지 못하는 모양새다.

    다만 하반기가 되면 분위기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일단, M&A 시장에 보험사 매물이 대거 몰리면서 금융지주사의 선택 폭도 훨씬 넓어졌기 때문이다.

    ING생명 뿐만 아니라 MG손해보험, KDB생명 등이 쏟아졌고 동양생명과 ABL생명도 잠재 매물로 거론되면서 매각가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결국 금융지주사 입장에서는 전보다 훨씬 우호적인 시장이 조성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여기에 우리은행이라는 다크호스까지 급부상하면서 금융권 M&A 대전에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증권과 보험사, 자산운용 등 비은행 계열사 확대를 위해 3대 금융지주사가 혈투를 예고 중인 가운데 지주사 전환을 앞둔 우리은행까지 등장하면서 분위기를 달굴 전망이다.

    최근 지주사 전환 절차를 밟고 있는 우리은행은 우리종금의 증권사 전환 뿐만 아니라 자산운용사나 캐피탈사, 향후 보험사 인수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특히 내년 지주사 전환 시 우리은행 추가 출자 여력은 7000억원에서 7조6000억원으로 확대돼 비은행 금융사를 사들일 수 있는 여력도 충분해진다.

    게다가 다른 금융지주사보다 비은행 계열사 확대 니즈 역시 확고하다. 업계가 올해 하반기 금융권 M&A를 이끌 주자로 우리은행을 주목하는 이유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검찰의 은행권 채용비리 수사 결과 발표 이후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사업을 재정비하고자 하반기 경영전략 수립 등 본격 채비에 나설 전망"이라며 "해외 시장 공략과 비은행 계열사 확대 등 사업 추진 속도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내다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