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연봉보다 워라밸 우선…금융사 떠나는 직원 급증인터넷뱅크, 유연한 조직문화로 젊은이들 사로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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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이후 금융사 직원들의 이직률이 급등하는 추세다.

    수직적인 문화와 강도 높은 영업압박을 견디지 못하는 이들이 새로 출범한 인터넷전문은행이나 공기업으로 빠르게 떠나는 분위기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한금융지주가 발표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내 임직원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자발적으로 회사를 떠난 이직자 수가 총 905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5년 332명, 2016년 440명에 불과했던 이직자 규모가 일 년 만에 두 배 이상 불어난 셈이다.

    특히 남성 근로자의 이직률이 높았다. 

    전체 직원 수가 매년 비슷한 규모로 유지되는 가운데 지난 2015년 171명에 불과했던 남자직원 이직자 수는 작년 553명으로 껑충 뛰었다.

    명예퇴직이나 희망퇴직이 아니라 새로운 회사를 찾아 떠난 이들만 집계한 수치인 점을 감안해보면 지난해 이직자 규모가 유독 많은 셈이다.

    아울러 입사한 지 5년이 채 되지 않은 직원 수도 해를 거듭할수록 감소하고 있다.

    예전보다 금융사 신규 채용 규모가 많이 줄어든 영향도 있지만 젊은 직원들의 이직률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금융 내 지난 2015년 6210명에 달했던 근속연수 5년 미만 근로자 규모는 지난해 4302명으로 무려 30.72% 줄었다. 

    업계에서는 금융사 젊은 직원들의 이직률이 높아지는 것과 관련 지난해 인터넷 전문은행 출범을 배경으로 꼽고 있다.

    지난 2017년 4월과 7월 각각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문을 열면서 은행·증권·보험·카드사 등 경력 직원을 대거 모집했고, 출범 이후에도 수시로 인력 충원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터넷전문은행이 문을 연 뒤 금융권에서 2~3년 차 경력을 가진 젊은 직원들이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조직문화, 업무 환경에 큰 관심을 보였고, 이같은 분위기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이직을 고려하는 젊은 직원들은 인터넷전문은행이 직급을 없애고 호칭으로 소통하며 본인의 의사를 자유롭게 밝힐 수 있는 점, 퇴근이나 휴가 사용 시 상사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는 문화를 높게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높은 연봉보다 상품 판매, 영업 압박이 없는 분위기를 선호하고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Work and life balance)를 맞출 수 있는 환경을 선호하는 젊은이들이 점점 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금융사들도 이같은 현상을 인지하고, 젊은 인력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장기 휴가 제도 신설, 유연 근무, PC오프제 등 유연한 조직 문화를 만들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금융지주사 가운데는 신한과 하나금융이 워라밸 추구에 앞장서는 분위기며 다른 은행들 역시 노사가 협력해 근로 환경 개선에 힘쓰는 중이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금융사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젊은 인력을 오랫동안 훈련시켜 관리자급으로 성장시켜야 한다"며 "인력 유출을 막기 위해 금융사 역시 쉼을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를 인지하고 새로운 조직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