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아제강, 美 쿼터 대부분 채워...대안 찾기 '분주'공정위, 7대 제강사에 대한 철근 담합 결과 발표 임박
  • ▲ 세아제강 포항공장 전경.ⓒ세아제강
    ▲ 세아제강 포항공장 전경.ⓒ세아제강

    국내 철강사들의 하반기 실적에 빨간불이 켜졌다. 미국 철강 수입 쿼터제 시행에 이어, 일부 철강사들은 철근 담합에 따른 과징금까지 부과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미북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업계 전반에 남북경협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당장 눈 앞에 닥친 악재에 곤혹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 동국제강, 세아제강 등 국내 철강사들은 올 하반기 어려운 경영 환경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수입 쿼터제 시행이 본격화되고, 지난 2016년 연말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했던 철근 담합 결과 발표도 임박했기 때문이다. 과징금이 연내 부과될 시 철강사들의 하반기 실적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미국은 철강 수입 쿼터에서 품목별 예외를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국의 경우, 강관과 같이 대(對)미국 수출량이 많은 품목은 이미 쿼터를 대부분 채웠다. 이에 따라 국내 강관사들은 품목 예외만을 바라고 있었는데, 미국 정부의 예외 불허 방침에 일말의 가능성마저 사라졌다.

    당장 큰 타격을 받게 된 업체는 세아제강이다. 한국철강협회가 마련한 '수출 쿼터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세아제강이 올 연말까지 미국으로 수출할 수 있는 유정용강관은 11만7000톤에 불과하다. 이는 지난해 세아제강이 미국에 수출한 물량의 절반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현재 세아제강의 대미국 수출은 쿼터를 대부분 채운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세아제강이 유정용강관을 주로 생산하는 포항공장 가동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내수를 늘리거나, 다른 해외 수출 시장을 찾는 방법 밖에는 없다.

    지난 8일 철의 날 행사에 참석한 이순형 세아제강 회장은 "유럽이며 동남아며 개척할 수 있는 시장은 모두 다 시도해봤다"며 "현재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미국 휴스턴 공장을 증설해 현지 판매를 늘리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세아제강이 미국 쿼터제로 곤경에 처했다면, 철근 담합이라는 공정위 조사로 타격이 예상되는 업체는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등이다.

    공정위는 지난 2016년말 현대제철, 동국제강, 한국철강, 대한제강, YK스틸, 환영철강, 한국제강 등 7대 제강사들에 대해 철근 담합 조사를 시작했다. 조사를 시작한 지 1년7개월이라는 시간이 나왔지만, 아직 결과는 오리무중이다.

    일각에서는 이르면 다음달 징계 수위가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 역시 예상일 뿐이라 정확한 시점은 공정위만이 알고 있다. 조사 중인 사안에 대해서는 기밀이 유지돼야 하는 만큼 공정위는 결과 발표 시점을 밝히지 않고 있다.

    공정위는 현대제철, 동국제강을 포함한 7대 제강사들이 2011년부터 2016년까지 6년간 조직적으로 철근 가격을 담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의혹 기간이 길고 그 사이 일으킨 매출이 적지 않은 점을 감안할 때 이번에 부과되는 과징금 규모는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어느 시점에 결정될 지는 알 수 없지만, 과징금이 연내 부과된다면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해당 업체는 과징금에 따른 경영 악화가 우려되는 만큼 공정위도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