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광주은행 대학 할당 및 추천제 폐지 가닥지역인재 채용 우대 위한 별도 인원 편성 가능차분한 부산·경남·대구은행…지역人 비중 안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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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권 채용절차 모범규준이 새롭게 정의되면서 각 은행이 저마다 머리를 싸매고 있다.

    특히 지방은행의 경우 지역 은행 특성상 지역인재를 우대해야 하는 사회적 책임이 있는 만큼 내부규정을 어떻게 수정할지 고심 중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성별, 연령, 출신학교, 출신지, 신체조건 등 지원자 역량과 무관한 요소로 차별을 금지하는 내용의 채용절차 모범규준을 마련했다.

    각 은행은 내부 채용규정에 모범규준을 반영해 하반기 채용을 진행하게 된다. 지방은행 모두 6월 말부터 7월 중순까지 단행될 정기인사가 마무리된 이후 채용 내부규정의 구체적인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고 있다.

    모범규준은 무조건 도입해야 하는 필수가 아닌 일종의 권고사항이다. 하지만 채용비리로 홍역을 치른 만큼 사회적 분위기상 모범규준을 그대로 수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방은행 가운데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은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JB금융은 지역인재 채용을 위해 대학별로 채용 인원을 할당하거나 우수 학생을 뽑기 위해 학교장추천제를 시행하고 있다.

    모범규준에서는 공정한 채용을 위해 출신 학교를 따져 채용 방식이나 인원을 조정하는 것이 불가능하므로 당장 채용절차 상당 부분을 수정해야 할 상황이다.

    모범규준에 따라 대학추천제는 폐지될 가능성이 크다. 전북·광주은행 내부에서도 대학추천제는 사실상 실행이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분분하다.

    JB금융은 최근 전북은행 50명, 광주은행 60명의 하반기 신입 행원 채용 규모를 밝히면서 지역인재를 위해 전체 채용인원의 70% 이상을 전라남·북도에 할당할 계획도 내놨다.

    JB금융 관계자는 "미리 하반기 채용 계획을 밝힌 것은 지역인재 양성을 중시하는 김한 회장의 의견이 반영됐다"며 "최대한 채용절차 모범규준에 따라가면서 불이익이 없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대학추천제는 문제가 되지만 지역인재를 비중으로 둬 채용하는 것은 걸림돌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모범규준에는 지역인재 채용을 위한 별도 인원 편성이 가능하다. 사전에 지역인재 채용 선발기준을 정하고 채용분야를 구분해 선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모범규준 제15조 선발 구분 항목을 보면 은행은 채용 분야 또는 직무별로 선발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으며, 제18조 선발 기준 항목에는 은행은 선발 전형별로 평가방법 등 선발기준을 사전에 정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전북·광주은행과 달리 부산, 경남, 대구은행은 상대적으로 차분한 분위기다.

    이들 은행도 지역인재를 우대 채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JB금융처럼 대학추천제를 규정화하거나 지역인재 채용에 비중을 따로 두고 있지 않다.

    대구은행의 경우 지역과 수도권 동일하게 공개 채용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경남은행의 경우 채용 과정에서 추천서를 제출할 수 있지만 필수사항은 아니다. 

    A지방은행 관계자는 "지방은행은 지역인재를 우대하지 않더라도 기본적으로 지역 출신자가 훨씬 많이 지원하는 만큼 해당 지역의 대학을 나온 사람이 더 많을 수밖에 없다"며 "지역인재 채용은 지방은행의 사회적 책임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역차별 문제를 불러올 수 있어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B지방은행 관계자는 "모범규준으로 달라지는 게 있다면 필기시험 도입 여부인데, 은행업은 보수적이기 때문에 규정이 새로 생기면 더 빡빡하게 운용할 수밖에 없다"며 "내부 직원들은 필기시험 도입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편이다. 지방은행이 원하는 지역 인재상을 제대로 양성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