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컨소시엄 등 특단의 대책 절실
  • ▲ 백운규 장관은 다자구도의 사우디 원전수주전에 대해 범정부적 총력지원을 강조했다. ⓒ산업부 제공
    ▲ 백운규 장관은 다자구도의 사우디 원전수주전에 대해 범정부적 총력지원을 강조했다. ⓒ산업부 제공


    사우디 원전 수주 예비사업자에 한국을 포함, 사업에 뛰어든 5개국이 모두 선정되며 국가별 합종 연횡 등 치열한 본 게임이 불가피 해졌다.

    1일 오후 사우디로 부터 1차관문 통과 소식이 전해지자 산업부는 고위급 협력채널을 강화함으로써 양국간 신뢰관계를 구축한 성과라는 입장을 내놨으나 실상을 보면 당초의 예상이 빗나간 실망스런 결과다.

    사우디는 2030년까지 200조 규모의 2.8GW 원전 2기를 건설할 예정으로 이번 1단계 입찰에 한국, 미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등 5개국이 참여한 가운데 이중 한국을 포함 2~3개국의 예비사업자 선정이 예상됐다.

    하지만 5개국 모두 예비사업자에 이름을 올리며 예측할수 없는 다자 구도의 치열한 수주전이 불가피 해졌다.

    예상 밖 결과에 산업부는 2일 사우디원전 지원센터 발족과 긴급 원전수출전략협의회를 소집 대응전략에 나섰다.

    이 자리에서 백운규 장관은 “사우디 원전 예비사업자로 선정됐지만 5개국 모두가 선정됨에 따라 앞으로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범 정부적 역량을 결집해 총력 대응해 나가겠다”며 현 상황이 녹록치 않음을 인정했다.

    이번 사우디 결정에 대해 속도를 내고 있는 한국의 탈원전 정책이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에 힘을 실리고 있다.

    정부는 고리1호기 해체와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결정 등에 따른 탈원전 우려가 확산되자 해외원전 수출과 해체시장 진출 등의 투 트랩 전략을 카드로 꺼냈지만 사우디 입장에서는 탐탁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지난달 21일 ‘원전 후속조치 및 보완대책’ 일환으로 경북 영덕(천지 1·2호기)과 강원도 삼척(1·2호기)에 지정된 신규 원전부지 해제 조치가 공식화되며 찬 물을 끼얹었다는 원전 업계의 반응도 나오고 있다.

    당초 한국을 포함한 1~2개국이 예비사업자로 선정된 후 미국과의 컨소시엄 형태의 사업 수주를 기대했지만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결정과 신규원전부지 해제 조치에 따라 한국 견제 카드로 5개국을 모두 포함 시켰다는 것이다.

    특히 당초 사우디 원전은 우리나라 APR1400 두 기를 염두에 두고 용량을 2.8 GW 로 정해 발주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업계 관계자는 “당연히 우리나라와 한 두 나라 정도만 예비사업자로 선정되는 구도 였는데 우리나라의 탈원전 정책과 미국의 이란 핵협정 파기로 인해 미국과 123 협정을 유리하게 체결하지 못할 것을 우려한 사우디가 예비사업자에 중국, 러시아, 프랑스를 모두 포함시켜 경쟁을 유도하려는 의도가 자명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사우디 원전을 수주하려면 신규 원전부지 해제 조치는 반드시 철회돼야 한다”며 탈원전 정책을 고집하다 사우디 원전수주가 물거품이 될수 있는 상황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원전을 건설하지 않는 나라에서 원전수출이 가능할지에 대한 우려가 높았던 것이 사실”이라며 “탈원전 우려에 대한 사우디의 불신을 해소시키는 동시에 경쟁국과의 컨소시엄 구성에 있어 다각도의 전략이 절실해진 상황”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