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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분쟁의 여파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8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한은은 오는 12일 올해 하반기 첫 금융통화위원회를 개최, 기준금리를 결정하고 수정 경제전망도 공개할 예정이다.
금융시장에서는 기준금리가 연 1.50%로 동결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5일 연중 최저로 떨어진 것도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했다.
이번 금통위에서 인상 의견이 소수 의견으로 나올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성장률 전망치를 3.0%로 유지할지, 0.1%포인트 낮출지는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이번에 금리가 동결되면 지난해 11월 인상된 이후 다섯번째 동결이다. 한은이 완화 정도 축소로 방향을 틀었지만 8개월째 진전이 없는 셈이다.
한은은 통화정책의 정상화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인상할 수 있을 때 올려놔야 위기 상황이 왔을 때 대응할 수 있다는 얘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가 금리 인상 속도를 높이며 한미 금리역전 폭이 확대되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목표치인 연 2%에 비해 크게 낮은 물가 상승률도 문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분기 1.3%, 2분기 1.5%를 기록했다. 6월엔 근원물가 상승률이 1.2%로 하락했다.
물가는 경기를 보여주는 지표다. 경기가 좋아지고 고용사정이 개선되면 수요 측면에서 물가상승 압력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월 취업자 수 증가폭이 10만명 이하로 떨어지는 등 고용불안 문제도 심각하다.
대외적으로는 미중 무역분쟁, 미 금리 인상 가속 등 리스크가 쌓이며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6일 미국이 중국 수입품에 25% 관세부과를 개시하고 중국이 즉각 보복을 경고했다. 세계 양대 강대국간 패권 다툼이 본격화하고 있는 모양새다.
국제금융센터는 미중 무역갈등의 대상이 자동차로 확산할지가 세계 경제 향방에 최대 변수라고 봤다.
오는 11월 미 중간선거까지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공세를 강화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협상력 강화를 위해 자동차 관세부과 계획을 서둘러 마련할 것이란 예측도 많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미 금리 인상도 큰 변수다.
미 연준이 인상 속도를 높이게 될 경우에 대비해 내외금리차가 너무 벌어지지 않게 해둬야 한다는 견해도 많다. 현재 미 금리가 0.50%포인트 높은데 한은이 7, 8월에 동결하고 연준이 9월에 인상하면 차이는 0.75%포인트로 벌어진다.
금융안정 측면에서 가계부채는 딜레마다. 여전히 강한 증가세를 누를 필요가 있지만 일부 지방 주택가격이 하락하는 부작용도 경계 대상이다.
내달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도 일부 있다. 이번 금통위에서 소수의견이 나오면 다음 달 가능성이 부각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