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4일 유예기간 만료… 유럽, 아시아 동참 압박나서국내 수입량 줄이기… 상반기 '32억弗', 전년 대비 18.5%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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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가 본격화되면서 이란산 원유를 도입하고 있는 국내 정유업계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란은 다른 중동 국가의 초경질유에 비해 가격이 저렴해 정유사들의 주요 수입선이었지만 향후 도입이 불가능해질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미국산 원유를 비롯해 원유 도입선 다변화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어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내다봤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은 오는 6일부터 일부 품목에 대한 제재를 재개한다.

    미국은 이란핵합의(JCPOA)를 탈퇴한데 이어 지난 5월 8일 제재 복원을 발표하면서 품목별로 90일 또는 180일의 제재 유예기간을 설정했다.

    정유업계의 시선은 오는 11월 4일 유예기간이 끝나는 석유 제재에 쏠린다. 이란산 원유의 경우 11월 4일까지 수입을 중단하도록 명시하고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에도 동참하도록 압박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한국을 예외로 인정해줄 것을 미국과 협의 중이다. 한국은 미국이 이란산 원유 수출을 제재한 2012년에도 제재 유예국으로 지정돼 이란산 원유를 반기마다 20% 감축하는 조건으로 수입했다.

    그동안 국내 정유사들은 원유에서 추출되는 납사 비중이 타 원유 대비 4배 가량 높고 가격이 낮아 지난 2016년 금수조치 해제 이후 이란산 원유 비중을 크게 확대해 왔다.

    실제로 지난 2016년 한국의 이란산 원유 수입량은 1억1194만2000 배럴로 전년대비 무려 264% 증가했다. 비중도 4.1%에서 10.3%로 크게 확대됐다. 2017년 비중도 13.2%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수입량은 크게 줄어든 상태다. 올해 상반기까지 이란산 원유는 5000만 배럴에 그치며 비중도 8.9%로 축소됐다.

    업계에서는 미국의 이란 제재가 논의될 당시부터 이란산 원유 수입을 조절하며 영향을 최소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이란의 금수조치가 복원되도 국내 업계가 받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중동산 의존도를 낮추고 원가 절감 일환으로 미국산 원유를 비롯해 수입선 다변화 노력을 진행하고 있어서다.

    중동산 원유도입 비중은 지난해 80%에 달했지만 올해는 70% 중반대까지 낮춘 상태다.

    특히 미국산 원유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SK에너지는 1분기에 미국산 원유 300만배럴을 들여왔으며, GS칼텍스도 3분기까지 미국산 원유 수입을 확대해 왔다. 현대오일뱅크 역시 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지속적으로 도입을 검토 중이다.

    이에 따라 중동발 리스크에 대한 국내 업계의 면역력도 높아졌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란은 한국이 원유 수입을 지속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오일쇼크 등을 경험한 국내 업계 입장에서는 중동 이슈가 큰 문제가 되진 않는다"며 "유가가 오르고 있지만 수입선 다변화 노력을 통해 원가를 줄이는 노력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