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투자 5개월째 감소… 성장 안보인다올해 제조업 생산능력 마이너스 전환 우려
  • ▲ 경제의 미래동력인 투자가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우리 경제가 하강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우려가 나온다. ⓒ 뉴데일리
    ▲ 경제의 미래동력인 투자가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우리 경제가 하강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우려가 나온다. ⓒ 뉴데일리
    한국경제의 성장 둔화가 현실화되고 있다.

    경제의 미래동력인 투자가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우리 경제가 하강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일본 등 주변국가들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설비투자를 자랑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거꾸로 가고 있다.

    급기야 우리나라 제조업의 생산능력이 5개월 연속 줄어들어 생산시설 총량 감소까지 우려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투자 감소는 미래의 산업경쟁력 약화를 의미한다"고 말한다.   

     
    ◇ 설비투자 5개월째 감소… 성장 안보인다 

    11일 통계청 등에 따르면 7월 설비투자는 반도체와 같은 특수산업용기계류를 중심으로 감소해 전년동월대비 10.4%p 하락했다. 건설투자 역시 전년 동월과 비교했을때 7.0%p 쪼그라들었다. 

    설비투자의 감소세는 5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올 3월 -7.6%를 기록한 이래, 7월까지 쭉 마이너스다. 1998년 외환위기 이후, 20년 만에 최장기간 감소세를 기록하는 중이다. 

    지금껏 설비투자는 97년 9월부터 98년 6월까지 10개월 연속 감소했던 기간이 가장 길었다. 

    설비투자는 전월과 대비해서도 선박 등 운송장비(7.4%) 투자는 늘었으나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3.9%) 투자가 감소하면서 전월에 비해 0.6% 감소했다. 

    나홀로 설비투자를 이끌어온 주요 반도체 업체의 장비 증설이 마무리 단계에 이르면서 하락폭이 커졌다. 

    이를 두고 반도체 시장의 호황이 끝났다는 분석도 계속되고 있다. D램 등 주요 반도체의 수요가 감소하고 가격이 하락하는 등 부정적인 시그널이 잇따르고 있는 탓이다. 


    ◇ 올해 제조업 생산능력 마이너스 전환되나

    설비투자 감소는 제조업의 생산능력을 위협하고 있다. 

    통계청이 밝힌 7월 제조업 생산능력지수는 102.6이다. 1년 전보다 1.3%p 감소한 규모다. 제조업 생산능력지수는 올 3월부터 계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이러한 상태가 계속될 경우, 올해 우리나라 제조업 생산능력이 마이너스로 전환은 불가피하다. 

    업종별로 지난 1년 간 생산능력지수 감소폭은 △조선업 17.8% △통신 및 방송장비 제조업 12.7%p △금속가공 제조업 8.5% △자동차 7.0% 등에 달했다. 
     
    올해 조선업, 자동차 분야의 구조조정이 잇따랐던 데다 경공업 등 산업의 어려움까지 겹치면서 생산능력이 두드러지게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의 생산능력 하락이 향후 일자리와 가계소득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으로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인 경기선행지수는 99.8에 그쳐 2016년 이후 23개월 만에 처음으로 100 이하로 떨어졌다. 
  • ▲ 우리나라의 설비투자가 내리막길을 걷는 동안 일본은 올 2분기 민간기업의 막강한 설비투자를 등에 엎고 고성장을 이뤄냈다. 사진은 오른쪽부터 문재인 대통령, 일본 아베 신조 총리ⓒ 청와대
    ▲ 우리나라의 설비투자가 내리막길을 걷는 동안 일본은 올 2분기 민간기업의 막강한 설비투자를 등에 엎고 고성장을 이뤄냈다. 사진은 오른쪽부터 문재인 대통령, 일본 아베 신조 총리ⓒ 청와대
    ◇ 日기업 설비투자 11년 만에 최대치

    우리나라의 설비투자가 내리막길을 걷는 동안 일본은 올 2분기 민간기업의 막강한 설비투자를 등에 엎고 고성장을 이뤄냈다. 

    일본의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 대비 3.0% 증가했다. 아소 다로 재무장관은 "일본 경제는 계속 성장하고 있고 앞으로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일본 재무부에 따르면 2분기 기업의 설비투자는 전년 동기대비 12.8% 증가한 10조6613억엔, 우리돈으로 약 107조원에 달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규모다.

    설비투자 견인은 자본금 10억엔 이상의 대기업이 이뤄냈다. 대기업 설비투자액은 전년 동기대비 23.5% 늘었다. 일본 정부는 친기업 정책의 일환으로 법인세를 인하하는 등 신규 투자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법인세는 올리고 세제혜택을 줄이고 있는 한국과는 정 반대행보다. 

    문재인 정부도 뒤늦게 규제개혁 등 친기업 행보를 외치고 있으나 실행까지 갈길이 멀다. 일례로 문 대통령이 주문한 규제개혁 제 1호법안인 인터넷전문은행 특별법이 여당의 반대로 8월 임시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은 지난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투자가 죽어가고 있다. 이것은 우리 경제의 잠재력과 산업경쟁력의 약화를 의미한다"면서 "우리경제의 조세부담능력이 저하될 수 있음을 예견하게 한다"고 말했다.

    김 부의장은 문 대통령의 경제정책인 'J노믹스'의 설계자로 최근 대통령과 면담자리에서 소득주도성장 등 경제정책의 전환을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