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재개시 '평화'라는 상징성 가진 만큼 기업 이미지에 긍정적 역할 기대정부 차원 공문 '無'… "정치적 색깔론으로 변질 가능성 있어… 일단 신중"
  • ▲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북한 김정은, 부인 리설주가 지난 19일 밤 평양 5.1 경기장에서 열린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입장하며 환호하는 평양 시민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북한 김정은, 부인 리설주가 지난 19일 밤 평양 5.1 경기장에서 열린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입장하며 환호하는 평양 시민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평양공동선언문을 통해 개성공단 재개와 관련한 문제가 다뤄지면서 유통업계가 일단 반기는 분위기다. 다만 지난 4월 열린 판문점 선언 이후에도 현재까지 개성공단이 재개되지 않고 있어 이번에도 기대감에 그칠 것이라는 신중한 반응도 나오고 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9일 서명한 '9월 평양공동선언'에는 조건이 마련될 경우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우선 정상화 및 서해 경제공동특구 및 동해 관광공동특구 조성 협의 내용이 담겨있다.

    이에 따라 개성공단이 빠르면 연내 재가동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개성공단과 연관된 유통기업들이 반사이익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개성공단이 매출에 영향을 크게 미치는 것은 아니지만, '평화'라는 상징성을 가진 만큼 기업 이미지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반사이익 업체로 꼽히는 곳은 오리온이다.

    오리온에서 판매하는 초코파이는 지난 2004년 북한 개성공단 근로자들에게 하루에 2개씩 간식으로 제공되면서 상당한 인기를 누린 바 있다. 특히 초코파이는 개성공단에서 남북을 매개로 하는 상징성을 가졌던 만큼, 관계 개선이 본격적으로 이어질 경우 수혜가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도 개성공단이 재개될 경우 수혜를 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CU는 지난 2004년 12월 'CU개성공단점', 2007년 'CU개성공단 2호점', 2013년 'CU개성공단종합지원센터점'을 잇따라 오픈하며 편의점 사업자 중 유일하게 개성공단에 점포를 직영점으로 운영해 왔었다.

    개성공단이 폐쇄되면서 임직원들은 철수했지만, 현지에 매장이나 물품 등은 그대로 남아있다고 알려져 개성공단이 재개되면 바로 매장 운영이 가능하다.

    BGF리테일의 경우 최근 이란과 몽골에 진출하면서 해외 매장 확대에도 속도를 높이고 있다는 점에서 기업 이미지에 평화라는 메시지도 담을 수 있어 긍정적인 요소로 꼽힌다.

    그러나 개성공단 재개는 전제조건이 붙어 있고 정치적 이슈에 따라 언제든 상황이 바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낙관할 수 만은 없다는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

    특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북한과의 합작회사 운영과 북한에 현금 이전을 금지한 대북 제재 조항'에 위배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당장 재개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평가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개성공단 재개와 관련한 정부 차원의 공문도 없었기 때문에 자칫 기업들의 섣부른 입장 표명이 정치적 색깔론으로 변질될 가능성도 있다.

    유통 기업들이 개성공단 재개 문제와 관련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이유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개성공단 재개와 관련한 내용이 공동선언문에 담겼다는 것은 주목할 만하지만, 전제조건이 달려있고 아직 넘어야 할 고비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문제는 정치적 색깔론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어 기업들이 조심스러워 하고 있다. 다만 개성공단이 재개될 경우 '평화'라는 이미지를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에 입힐 수 있어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