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제재 의식 관망 많아
  • ▲ 남북 철도 연결 기대.ⓒ연합뉴스
    ▲ 남북 철도 연결 기대.ⓒ연합뉴스
    남북 화해 분위기를 타고 철도 연결 등 경제협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일반 국민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침목 기증의 경우 반응이 뜨뜻미지근한 것으로 파악됐다. 많은 국민이 미국과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살아 있어 당장 가시적인 남북 경협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알다 보니 추이를 관망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일 (사)희망래일에 따르면 2012년부터 남북, 대륙철도 연결을 위한 평화철도 침목 기증 운동을 펼쳐 기금을 조성하고 있다.

    침목 1개 구매비는 물류비 포함 10만원이다. 참여를 원하면 한 달에 1만원씩 총 10회에 걸쳐 침목을 사서 기증할 수 있다. 침목에는 구매자가 원하는 이름을 새겨준다. 조성된 기금은 남북 철도 연결 사업이 시행되고 북한에 물자를 보낼 수 있을 때 사용된다.

    기증 운동은 올해 4월부터는 끊긴 동해북부선 강릉~제진 구간 연결을 위한 침목 기증으로 구체화해 진행되고 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을 지낸 이철 희망래일 이사장이 동해북부선 연결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의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다. 추진위 설명으로는 현재 1101개의 침목에 해당하는 1억1001만원이 모금됐다.

    남은 거리는 109.35㎞다. 침목은 철도 10m당 17개가 필요하다. 앞으로 185억8950만원이 더 모여야 한다는 얘기다.

    기증 속도는 빠르지 않은 편이다. 기증운동이 지난 2012년부터 시작됐으므로 한 달에 13개꼴로 침목이 기증된 셈이다. 그나마 최근 남북 화해 분위기 속에 기증이 늘었다는 설명이다.

    희망래일 한 관계자는 "예전에는 다소 막연하게 평화침목 이어가기 운동을 펼쳤다면 올해 4월부터는 대상 사업을 구체화해 추진하고 있다"면서 "(최근) 관심은 예전보다 많아졌지만, 반응이 (폭발적으로) 뜨겁거나 하진 않다"고 부연했다.

    남북 경협 기대감으로 어느 때보다 철도 연결에 관한 관심이 커졌는데도 국민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침목 기증의 반응이 뜨뜻미지근한 것은 많은 국민이 남북 상황을 냉철하게 직시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희망래일 관계자는 "지난 2000년 경의선을 복원할 때는 1만3000여명의 국민이 침목을 기증해 복원사업에 쓰였다"면서 "당시도 관 주도로 기증이 이뤄졌던 게 아니었다. 사업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면서 진행되다 보니 참여가 많았다"고 말했다. 반면 지금은 끊긴 구간이 남측지역인데도,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여전하다 보니 관련 예산 배정도 여의치 못해 국민들이 유엔의 대북 제재 완화 등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남북 철도 연결에 대한 기대감도 함께 엿보인다. 젊은 층의 침목 기증이 눈에 띄게 늘었다는 설명이다. 희망래일 관계자는 "나이 많은 실향민보다 30~50대가 관심을 두고 침목에 자녀 이름을 새기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침목 기증이 단순히 남북의 철도 연결을 넘어 대륙으로 가는 길을 열어준다는 경제 관념이 있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