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회장, 18층 회의실서 황각규 부회장 등과 주요 현안 논의중국·인도네시아 등 중단된 긴급현안 ‘재시동’
  • ▲ 신동빈 롯데 회장이 8일 오전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로 집행유예 석방 이후 첫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 신동빈 롯데 회장이 8일 오전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로 집행유예 석방 이후 첫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결연한 표정으로 집행유예로 출소한 이후 처음으로 ‘공식 출근’했다. 그는 구속수감으로 사실상 중단됐던 롯데의 경영시계를 정상화시키기 위한 밑그림 그리기에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신동빈 회장은 출소 사흘만인 8일 오전 9시께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로 출근했다.

    그는 첫 출근 소회와 경영공백에 따른 향후 계획, 우선 처리현안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 대신 상기된 표정을 보이며 18층 회의실로 향했다.

    롯데그룹은 이날 주간회의를 열어 신 회장에게 주요 현안 등을 보고한다. 회의에는 황각규 부회장과 이봉철 재무혁신실장, 소진세 사회공헌위원회 위원장, 오성엽 커뮤니케이션 실장 등 롯데지주 핵심임원과 ▲화학 ▲식품 ▲호텔·서비스 ▲유통 등 4개 사업부문(BU)장도 참석한다.

    롯데 관계자는 “회의에서는 그간 ‘최종 결정권자’인 신동빈 회장의 부재로 미뤄졌던 현안이 논의될 것”이라며 “특히 중국과 인도네시아 등에서의 글로벌 프로젝트가 중점적으로 다뤄질 예정이다”고 전했다.

    신 회장은 아직까지 임직원들에게 경영복귀에 따른 새로운 메시지를 전달하지 않은 상태다. 급한 현안에 대한 보고를 받은 뒤에 본인의 생각이 정리되면 안내방송이나 공지글 등을 통해 의중을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그룹은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롯데쇼핑이 현지에서 운영하던 대형마트 12개점 중 4곳을 매각하고 8개 점포는 폐점한다는 방침이다. 롯데쇼핑이 중국에 진출한지 11년 만에 현지 마트사업에서 손을 떼는 것.

    또한 2년째 중단된 랴오닝성 선양 롯데월드 건설사업도 관건이다.

    이 프로젝트는 롯데가 지난 2008년부터 3조원을 투입해 중국 선양에 연면적 145만㎡ 규모의 주거·쇼핑·관광단지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2014년 롯데백화점과 롯데시네마가 문을 열었고, 당초 올해 나머지 테마파크 등의 공사가 끝날 예정이었다.

    하지만 2016년 11월부터 중국 정부가 소방점검 및 세무조사 등을 이유로 공사중단 명령을 내려 진행이 멈춰진 상태다.

    롯데는 인도네시아에서도 풀어야할 숙제가 있다. 신 회장의 부재로 롯데케미칼이 추진하던 인도네시아 유화단지 건설은 사실상 중단돼왔다. 4조원을 투입해 대규모 화학단지를 조성하려 했지만 1년 6개월째 답보 상태다.

    한 재계 관계자는 “롯데는 올해 국내외에서 10조원 규모의 대규모 인수합병건을 진행하려 했다”며 “그러나 신동빈 회장의 부재로 인수합병건이 사실상 포기된 상태였다. 그러나 총수의 경영복귀로 닫혔던 인수합병 포문이 다시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한편, 신동빈 회장은 지난 5일 집행유예로 서울구치소에서 출소한 직후 잠실 롯데월드타워로 이동해 황각규 부회장 등 주요 임원과 식사를 하면서 롯데가 나아갈 방향성 등을 논의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