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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윤소하 정의당 의원이 문재인 정부의 의료기기 규제 완화 정책에 제동을 걸었다.
윤 의원은 15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 국정감사에서 "의료기기 우선허가 사후관리는 국민건강을 위협한다"고 말했다.
윤 의원에 따르면, 최근 3년 간 식약처가 허가한 전체 의료기기 중 34%가 허가 취소·취하돼 시장에서 퇴출됐다. 신의료기술평가 단계에서 탈락한 체외진단의료기기 비율은 21.8%에 달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7월 19일 의료기기분야 규제완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해당 정책에는 체외진단의료기기는 신의료기술평가 단계를 거치지 않고, 혁신형의료기기의 경우 허가과정에서 규제를 완화해 시장진입을 빠르게 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윤 의원은 "의료기기 전반에 대한 안전성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의료기기의 경우 식약처의 제품허가를 거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요양급여 대상여부 판단, 신의료기술일 경우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의 신의료기술평가를 거쳐 시장으로 진입한다. 정부는 체외진단의료기기의 경우 식약처의 제품허가 후 시장으로 바로 진입할 수 있도록 하고 사후 평가하는 식의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문제는 상대적으로 안전성에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체외진단의료기기의 경우 신의료기술평가를 거치지 않아도 되느냐는 점이다"라며 "해당 과정을 면제할 경우 기존에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은 체외진단의료기기가 시장으로 나올 수 있게 된다"고 우려했다.
지난 2016년 이후 체외진단의료기기에 대한 신의료기술평가 현황을 살펴보면, 총 229건의 신청 중 42.3%인 97건이 시장으로 진입하고 50건은 비승인됐다. 전체 신청건수 중 21.8%가 탈락한 셈이다.
식약처가 허가한 의료기기 중 허가를 취하하거나 취소해 시장에서 퇴출된 의료기기도 연 평균 1487건에 달했다. 지난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허가된 의료기기 총 1만7267건 중 허가가 취소된 경우는 525건, 취하한 경우는 5422건이었다. 4년 간 허가된 의료기기 수의 3분의1에 해당하는 5947건이 시장에서 퇴출된 것이다.
의료기기 사용에 따른 이상사례 보고는 6년 동안 8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 2011년 717건에 불과했던 의료기기 이상사례 신고 건수는 해마다 증가해 지난해 6078건으로 증가했다.
윤 의원은 "모든 체외진단의료기기에 대해 신의료기술평가 단계를 생략하겠다는 것은 국민건강과 안전을 책임져야할 정부가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라며 "의료기기분야 규제완화 정책 방향에 대한 면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