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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가 맡기로 했던 세계철강협회(WSA) 회장직이 브라질 철강사 게르다우(Gerdau) 그룹으로 넘어갔다. 지난해 WSA 부회장에 선출되며, 내년부터 세계철강업계를 이끌어 갈 예정이던 권오준 전 포스코 회장이 자진 사퇴한 결과다.
17일 업계 및 외신에 따르면 15~18일 일본 도쿄에서 연례총회를 진행 중인 WSA는 차기 회장에 게르다우 그룹 안드레 게르다우 조안피터 부회장을 선임하기로 결정했다.
조안피터 부회장은 지난 2014년 세계철강협회 부회장에 선임됐다. 이에 따라 이듬해인 2015년 회장직에 오를 예정이었지만, 당시 브라질 철강업 재건에 주력한단 이유로 WSA 회장직을 거절한 바 있다.
WSA 회장에 오르기 위해선 우선 3명으로 구성된 회장단에 들어 부회장직을 수행해야 한다. 매년 WSA는 연례총회를 통해 새 부회장을 선출하고 있으며, 부회장에 오른 이는 이듬해 회장직을 맡는다. 다음해는 또 한번 부회장을 맡으면서 WSA 회장단 임기를 마친다.
현재 WSA 회장은 신일본제철주금(NSSMC)의 고세이 신도 회장이 맡고 있다. 권 전 회장은 지난해 연례총회 이사회에서 임기 3년의 회장단에 선임됐다. 또 다른 한 명의 부회장은 2017년 회장이었던 미국 뉴코어 존 페리올라 사장이다.
따라서 올해 회장은 이변이 없는 한 권오준 전 회장이 맡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권 전 회장이 지난 4월 포스코 회장에서 자진사퇴하며, WSA 회장 자리를 놓치게 됐다.
포스코는 당분간 WSA 회장직에 도전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미 내정된 절차에 따라 내년에는 불가능하다. 아울러 WSA 회장 이전 절차인 부회장 선임에는 회사 규모 뿐만이 아니라 개인적 인지도도 크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실제 2014년 포스코 회장에 선임된 권오준 전 회장도 취임 4년차인 지난해가 되서야 WSA 회장단에 선임됐다.
포스코 관계자는 "세계철강협회 부회장직은 회사에 주는 것이 아니라 개인에게 부여하는 것"이라며 "따라서 최정우 회장이 권 전 회장에 이어 WSA 부회장을 이어받을 순 없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포스코 CEO가 사상 네번째로 세계철강협회장에 오를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한 것에 대해 아쉽다는 반응이다. 50년 역사의 포스코에 WSA 회장직에 오른 이는 김만제, 이구택, 정준양 전 회장 뿐이다.
가뜩이나 미국 등 세계 주요국의 글로벌 통상 압박이 심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결과라 더 안타깝다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업계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WSA 회장 자리를 해외 철강사에 너무 쉽게 내준거 같아 참 아쉽다"며 "회장직을 수년 수행할 수 없는 포스코 성격 상 이런 일은 향후에도 빈번하게 벌어질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편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WSA 연례총회 참석을 위해 지난 15일 일본으로 출국했다. 도쿄행에는 최 회장 뿐만 아니라 권오준 전 회장과 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 등 국내 주요 철강업계 수장도 함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