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회장 “어려운 환경일수록 투자에 적극 나서야”유통·화학부문 중심으로 경쟁력 강화 및 미래먹거리 발굴
  • ▲ 신동빈 롯데 회장이 지난 5일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 신동빈 롯데 회장이 지난 5일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신동빈 회장이 경영일선에 복귀한지 20여일, 롯데그룹의 경영시계가 정상화되고 있다. 미래성장을 위한 대규모 투자와 고용계획을 수립·발표했다.

    23일 롯데에 따르면 향후 5년간 국내외 전 사업부문에 걸쳐 50조원을 투자한다. 신 회장의 부재로 둔화됐던 경영활동을 빠르게 정상화하고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또 국가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롯데의 이번 대규모 투자 및 고용계획에는 신동빈 회장의 뜻이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지난 8일 경영복귀 후 첫 회의에서 “어려운 환경일수록 위축되지 않고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기업가치를 제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롯데는 첫 해인 내년에 약 12조원을 투자한다. 국내 유화사를 인수했던 지난 2016년 투자금액인 11조2000억원을 넘어서는 수치로 사상 최대 규모다. 

    롯데 관계자는 “그룹의 양 축인 유통과 화학부문을 중심으로 2023년까지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먹거리 발굴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라며 “신성장동력 모색을 위해 그룹 전반에 디지털 전환도 함께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유통부문은 온라인 사업 역량을 업계 1위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집중한다.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기술과 빅데이터를 적극 활용해 소비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는 목표다. 아울러 유통 인프라 구축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해 접근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화학부문은 국내 생산거점인 여수와 울산, 대산 지역에 설비투자를 진행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 원가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해외에서도 대규모 설비 투자가 진행된다. 원료 지역 다변화를 이뤄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것.

    식품부문은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 수요를 감지해 시장선도 제품을 개발한다. 국내외 설비 개선도 진행돼 사업 수익성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관광·서비스부문도 국내외 사업을 확대해 롯데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데 일조한다.

    투자와 함께 대규모 채용계획도 진행된다. 롯데는 5년간 7만명을 고용한다. 올해 채용규모인 1만2000명을 넘는 인력을 뽑는다는 계획이다. 내년 채용 예정규모는 올해 보다 약 10% 증가한 1만3000명이다.

    특히 유통부문의 이커머스 분야에서 대규모 채용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후 채용규모를 확대해 2023년까지 총 7만명을 채용한다. 이를 통해 국가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신동빈 회장은 이날 오후 일본으로 출국한다. 그는 일본 롯데 경영진과 만나 그간 챙기지 못했던 각종 현안 등을 보고 받고, 투자자와 주주를 만나 신뢰도 재구축에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