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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의약품 지정을 통한 미국 시장 진출이 국내제약사들의 새로운 전략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희귀난치성 질병이나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의 경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하고 있다.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되면 세금감면, 신약승인 심사비용 면제, 시판허가 승인 후 7년간 독점권 인정 등이 혜택이 주어진다.
국내제약사 가운데 미국 희귀의약품 지정을 위한 준비에 선도적으로 나서고 있는 곳은 한미약품이 꼽힌다.
한미약품은 올 들어 기존 주사제로 판매되던 항암제를 경구용으로 만든 신약 '오락솔'이 FDA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았다.
오락솔은 주사제를 알약으로 바꿔도 효능을 낼 수 있는 한미약품의 플랫폼 기술인 '오라스커버리'가 적용됐다. 한미약품은 지난 2011년 미국 바이오제약 기업인 아테넥스에 오락솔과 오라스커버리를 기술수출한 바 있다.
이에 앞서 선천성 고인슐린증 치료제인 '글루카곤 아날로그(개발명 HM15136)'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았다.
글루카곤 아날로그는 체내 포도당(혈액 속 포도당인 혈당) 합성을 촉진하는 글루카곤 제제로, 주 1회 투여하면 되도록 개발됐다.
글루카곤 아날로그는 한미약품의 바이오 신약 플랫폼 기술인 '랩스커버리'가 적용됐다. 이 기술은 바이오의약품의 단점인 짧은 반감기를 늘려 투여 횟수와 투여량을 감소시켜 약의 부작용은 줄이고 효능을 개선한다.
지난 9월에는 신풍제약의 말라리아치료제 '피라맥스'와 GC녹십자셀의 면역항암제 '이뮨셀-엘씨'도 연이어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았다.
피라맥스는 세계 최초의 열대열 말라리아 및 삼일열 말라리아에 동시 처방·치료가 가능하다.
2011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산신약 16호로 허가를 받았으며, 이듬해 유럽 의약품청(EMA)에서도 허가를 획득했다. 지난해 8월에는 세계보건기구(WHO)의 필수의약품 모델 리스트에 등재됐으며, 차세대 말라리아 치료제로 임상적 효용성을 입증한 바 있다.
이뮨셀-엘씨는 6월 간암, 8월 뇌종양(교모세포종)에 이어 췌장암과 관련해서도 희위약품으로 지정됐다.
췌장암 연구자주도 임상시험은 2009년부터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진행성 췌장암 환자에게 이뮨셀-엘씨를 10회 투여해 평균 25%의 치료 반응률을 확인했다.
희귀의약품 지정은 안정적인 개발 환경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만큼 성공가능성도 높아졌다고도 볼 수 있다.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되면 FDA로부터 허가 과정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희귀의약품 지정을 통해 미국 임상시험 및 허가과정을 간소화하고 시간과 비용 절감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며 "이를 계기로 성공적인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을 수립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