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상품비중 74.4% 달해… 화이자 주요제품 의존도 높아 올해 제제기술연구소 설립… 위식도 역류질환·뇌졸증 신약 기대감
  • 제일약품 본사. ⓒ제일약품
    ▲ 제일약품 본사. ⓒ제일약품

    제일약품이 신약개발을 통한 체질개선으로 다국적제약사 판매대행에 불과하다는 지적에서 벗어날지 주목된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제일약품은 상위제약사 가운데도 다국적제약사 제품 등을 포함한 상품 비중이 높은 편이다. 제일약품의 지난해 전체 매출에서 상품 비중이 차지한 비율은 약 74.4%에 달한다.

    특히 제일약품은 화이자 제품의 판매를 통한 외형부풀리기가 극심했다. 제일약품은 1996년부터 화이자의 고지혈증치료제 '리피토'의 코프로모션 계약을 시작으로 리리카캡슐, 쎄레브렉스캡슐 등 화이자 주요 제품을 판매하며 6000억원대의 외형을 유지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도 제일약품의 매출 3024억원 가운데 리피토 한 제품의 매출만 772억원으로 전체의 25.5%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상품 비중은 줄이고 자체 제품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업계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제일약품도 스스로 체질개선의 필요성을 인식한 듯 올해 들어 새로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올해 연구개발 역량 강화를 위해 경기도 용인 기흥구 용인 테크노밸리 지식산업센터 내 제제기술연구소를 신설하고, R&D비중을 늘리겠다는 의지를 내비쳤기 때문이다.

    제일약품의 제제기술연구소는 기존 백암 중앙연구소에서 알약, 캡슐, 과립 등 의약품의 일정한 형태를 연구해왔던 제제연구실과 분석연구실을 개편한 것이다. 지난 4월 인력과 설비 등을 모두 이전했다.

    제일약품은 유동층 과립기를 이용한 서방화, 펠렛 코팅 기술, 다층정 등의 기술과 최신 제제기술을 이용한 당뇨, 고지혈, 고혈압 등의 순환기 약물부터 전립선 비대증, 금연보조제 등의 다양한 개량신약과 복제약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방침이다.

    최근에는 신약개발에서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개발 중인 위식도 역류질환 신약 후보물질 'JP-1366'에 대해 유럽에서 임상 1상 시험을 추진한다.

    제일약품은 내년 초부터 유럽에서 JP-1366을 1회 또는 반복 투여하는 임상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JP-1366은 기존 치료제 대비 신속하게 효능을 내면서도 약효 지속시간은 늘린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 신약 후보물질이다. 현재 국내에서 임상 1상 시험을 진행 중이어서 내년부터는 유럽과 '투트랙' 임상이 진행된다.

    제일약품은 뇌졸중 치료제 'JPI-289'의 2a상에 대한 코호트2(세부 2단계) 결과도 연내 발표한다.

    제일약품은 지난 10개월간 서울대병원을 비롯한 국내 11개 의료기관에서 환자 15명을 대상으로 코호트2를 진행했다. 코호트1 보다 투약량을 늘려 안전성과 일부 유효성을 시험했다.

    뇌졸중은 매년 사망자 수만 600만 명에 이르는 전 세계 사망률 2위 질환으로 알려져 있고 치료제의 세계 시장 규모는 10조원대에 이른다.

    제일약품이 상용화에 성공하면 세포사멸 및 염증억제가 가능한 세계 유일 뇌졸중 치료제가 될 가능성도 있어 기술수출 등에 대한 기대가 높다.

    제일약품 관계자는 "JPI-289의  코호트2 결과는 11월 말~12월 초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재 다국적 제약사 등을 대상으로 기술수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제일약품이 화이자 판매대행이라는 오명을 벗고 신약개발을 통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본격적인 체질개선에 나서고 있다"며 "임상결과가 긍정적으로 도출된다면 제일약품에 대한 기업가치도 재평가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