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주 악재에 대형 제약사들의 3분기 어닝쇼크 겹쳐… 바이오주 ↓외부 요인 따른 저평가 판단, 기업가치 보호 위해 자사주 매입 단행
  • ▲ 최근 1개월간 KRX300 헬스케어지수 변동 추이 ⓒ한국거래소
    ▲ 최근 1개월간 KRX300 헬스케어지수 변동 추이 ⓒ한국거래소

    최근 증시 악재가 이어지자 셀트리온, 메디톡스, 휴젤 등 바이오 업체들이 자사주 취득으로 주가 방어에 적극 나서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의 주요 제약·바이오 종목으로 구성된 KRX300 헬스케어지수는 최근 한 달 간 24.74% 하락했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은 146조 3695억원에서 110조 2217억원으로 무려 36조 1478억원이나 증발했다.

    연구개발비 테마감리 이슈가 일단락되면서 지난 8월 이후 다소 회복되던 제약·바이오 주가는 미국 금리인상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다시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여기에 대장주인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재감리가 이어지고, 셀트리온의 블록딜 물량까지 풀리는 등 악재가 터졌다.

    3분기 실적 공개 시즌이 되면서 유한양행, 한미약품, GC녹십자, 대웅제약 등 대형제약사의 실적이 부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어닝쇼크로 인해 증권사들의 목표주가가 줄줄이 하향조정됐다.

    거듭된 악재로 인해 주가 하락이 이어지자 바이오 업체들이 주가 부양에 팔을 걷어붙였다. 외부적 요인으로 인해 기업 가치가 지나치게 저평가됐다는 판단에서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지난 1일 이사회를 열어 총 2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 셀트리온은 약 495억원 규모의 우리 사주 매입도 동시에 진행한다.

    셀트리온의 취득 예정 주식은 978억 7500만원 규모, 총 45만주다.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취득 예정 주식은 987억 3500만원 규모로 총 155만주다. 양사는 2일부터 내년 2월1일까지 장내매수를 통해 자사주를 취득할 예정이다.

    같은 날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도 2억 6000만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정 대표는 자사주 549주를 주당 47만 2369만원에 장내 매수했다.

    앞서 정 대표는 지난 8월21일에도 약 2억원을 들여 자사주 318주를 주당 62만 9977원에 장내에서 사들였다. 이어 지난달 11일에는 약 1억 1000만원을 투입해 자사주 205주를 주당 53만 5055원에 취득했다.

    휴젤도 지난달 26일부터 내년 1월 25일까지 3개월에 걸쳐 301억 6000만원 규모의 자금을 들여 자사주 10만주(2.31%) 취득하기로 했다.

    자사주 매입에 나선 업체들은 주주가치 제고와 주가 안정을 위해서 이 같은 결정을 했다고 입을 모았다. 불안정한 증시 상황으로 인한 주가 하락이 이어지자 기업가치 보존을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게 된 셈이다.

    실제로 이러한 방어가 어느 정도 들어맞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2일 기준으로 셀트리온은 전일 대비 9000원(3.96%) 오른 23만 6500원에 거래됐으며, 셀트리온헬스케어는 5000원(7.58%) 오른 7만 1000원에 거래됐다. 같은 기간 메디톡스는 2만6400원(5.28%) 오른 52만 6000원, 휴젤은 1만 3400원(4.78%) 오른 29만 3600원을 기록했다.

    KRX300 헬스케어지수도 전일 대비 5.74% 상승했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 업체들이 기업 가치가 지나치게 저평가됐다는 판단 아래 주가 방어를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