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베이션, 美 전기차 배터리공장 설립… 2022년 양산차이나인사이드 전략 기반 속에서 中 투자 확대
  • ▲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그룹 본사. ⓒ뉴데일리
    ▲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그룹 본사. ⓒ뉴데일리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글로벌 투자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과 중국, 홍콩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통 큰' 투자를 실시하고 있는 것.

    27일 재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최근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자동차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1조1396억원의 투자를 결정했다. 

    이 공장은 내년 초 착공에 나서 오는 2022년부터 제품을 양산·공급할 예정이다. ‘SK배터리아메리카(가칭)’이라는 현지 법인을 세워 향후 건설 투자비용과 운전 자본금 등을 운용한다.

    이노베이션은 조지아주 공장 건설 투자로 우리나라와 중국, 유럽, 미국 등에 걸친 ‘배터리 4각 생산체제’를 구축한다. 신설 공장이 완공되면 연간 생산량이 55GWh에 달해, 현재 4.7GWh의 10배가 넘는 규모를 갖춘다.

    중국에서는 ‘차이나인사이드’ 전략에 기반한 투자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 전략은 SK가 중국에 진출한 외국기업이라는 이미지를 벗고, 현지에서 사업을 추진해 중국에 재투자하는 ‘내부자’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중국 최대 벤처캐피탈(VC)이 조성한 펀드에 3000억원을 투자했다. 중국의 VC 레전드캐피탈이 조성한 6억 달러(약 6800억원) 규모의 펀드에 주요 출자자로 참여한 것. 주요 투자 대상은 정보기술(IT)과 헬스케어 분야다. 

    투자 신바람은 홍콩에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조만간 끝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그룹 전체 영업이익의 70~80%가 반도체 분야에서 발생하는 만큼 공격적 투자로 이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SK그룹의 투자 전문 지주회사인 SK㈜는 올해 3분기 홍콩에 ‘SK반도체투자회사’를 설립했다. 현재 전기차 배터리와 바이오 등 신성장동력 육성에 매진하고 있지만 시간이 필요하다. 이로 인해 중국과 인접한 홍콩에 반도체 투자회사를 세워 관련 투자를 진행하겠다는 전략이다.

    SK㈜ 관계자는 “다수의 글로벌 투자계획에 따라 여러 사안이 진행 중”이라며 “시장상황과 투자가치를 고려해 다른 국가에서도 사업 확장을 위한 투자를 실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재계는 SK의 글로벌 대규모 투자가 최태원 회장의 의지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간 과감한 인수합병(M&A)으로 재계 3위로 성장한 만큼, 이제 해외투자에 따른 현지화 전략으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이란 분석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시장상황이 어려운 가운데 SK는 지난해에 비해 올해 투자규모를 대폭 늘렸다”며 “국내 반도체 시설투자에 집중한 영향이 크지만 해외 현지투자가 많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SK는 지난해 1~9월 10조2134억원을 반도체 시설 등에 투자했다. 올해 같은 기간에는 46.4% 증가한 14조9486억원을 투자에 썼다. 주요 10대 그룹 중 1년 새 투자규모가 가장 많이 증가했다.
  • ▲ 최태원 SK 회장.ⓒSK그룹
    ▲ 최태원 SK 회장.ⓒSK그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