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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카드수수료 인하 폭을 확대했지만 실제 자영업자에게 돌아가는 순익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최저임금 인상 폭을 감안하면 카드수수료 인하 효과는 상쇄돼 순익 감소는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27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연 매출 7억원 이상 편의점을 가정으로 각 비용을 산출한 결과 내년 순익은 0.7% 감소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편의점의 지출 비용은 주로 인건비, 전기 및 수도 등 공과금, 임대료, 카드수수료 등이다.
이 가운데 인건비는 내년 최저임금 10.9% 상승해 월 467만원(종업원 3명) 지출이 예상되지만 카드수수료(1.4% 적용)는 월 51만5000원에서 35만2000원으로 비용 절감이 예상된다.
전망치는 매출이 3% 증가했을 때를 가정한 것이다. 결국 인건비 상승치보다 카드수수료 절감 비용이 작아 편의점주 입장에선 결국 손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정부가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카드수수료 인하로 생색을 내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당초 자영업자들이 원했던 정책은 ▲의무수납제 폐지·완화 ▲저율의 단일수수료율 도입 ▲가맹점 단체협상권 등이다.
그러나 의무수납제 폐지의 경우 소비자의 거부감이 크고 가맹점의 수수료 부담 경감 효과가 크지 않다고 정부는 판단했다.
또 저율의 단일수수료율 도입과 관련해선 비용 구조가 다른 가맹점에 동일한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은 수익자부담 원칙 등 현행 수수료율 산정체계에 부합하지 않다고 봤다.
가맹점 단체협상권 역시 일반 가맹점의 협상력 부족을 정부가 보완한다는 형식을 취해 앞으로도 정부가 개입할 뜻을 밝혔다.
일단 자영업자들은 이번 정부의 개편 소식을 반겼다. 그러나 가뭄의 단비 효과만 있을 뿐 논에 물을 채울만한 소식은 아니였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전국편의점주협회 계상혁 회장은 “연매출 6억원 기준으로 전기세, 가맹점수수료, 카드 수수료를 제외하고 편의점업체가 벌어들이는 수익은 월 1000만원 정도다. 여기에 4대 보험 및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월 인건비로 550만원이 지출된다”고 토로했다.
올해는 4대 보험까지만 포함돼 시간당 9700원을 아르바이트를 고용했지만 내년부터는 주휴수당까지 포함하면 시간당 1만1000원까지 대폭 인건비가 상승한다.
한편 카드수수료 우대수수율 적용 시기는 2019년 1월말부터다. 이전까지 시행령을 개정하고 적격/부적격비용 항목을 개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