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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강관사들이 열연 소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포스코, 현대제철 등 국내 주요 철강사들이 보수와 파업에 따른 영향으로 제때 공급을 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여기에 일본, 중국 등 수입재 대체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 각 사들의 소재 매입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강관사들이 열연 소재 조달에 애를 먹으면서, 향후 감산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열연강판은 강관을 생산할 때 쓰이는 주요 소재다. 국내 철강사 중 열연강판을 생산하는 업체는 포스코, 현대제철 뿐이다.
이에 따라 국내 강관사들은 현재 포스코, 현대제철로부터 강관 소재를 공급받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제각기 이유로 공급에 차질을 빚으며, 소재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다.
우선 포스코는 열연공장 보수 영향이 크다. 포스코는 10월부터 집중적으로 열연공장 보수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15일부터 24일까지는 포항 1열연공장에 대한 보수를 마쳤다. 10월 20일부터는 광양 2열연에 대한 보수도 진행 중에 있다. 광양 2열연은 이번 보수로 59일 정도 가동이 멈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제철은 지난달 두 차례에 걸친 파업이 공급 차질을 불러왔다. 지난 파업으로 당진제철소 제강, 압연라인 모두 가동을 멈췄는데, 이 영향으로 10월 출하는 21만3000톤 수준에 그쳤다. 올 들어 가장 적은 양이다.
강관사 관계자는 "최근 포스코, 현대제철 등 국산 열연재는 최종 납기까지 최소 4~5주일 이상 걸린다"며 "소재 공급이 원할하지 않아 생산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수입산 대체가 쉽지 않다는 점도 고충을 더하는 요인이다. 통상적으로 강관사들은 국내 소재 확보가 어려운 경우 수입산으로 바꾸며 생산량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현재는 이마저도 어려운 상황이다.
일본산 부족은 JFE스틸 고로 고장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일본 JFE스틸은 구라시키지구 제2고로 고장이 발생하면서 지난 10월 23일부터 조업이 중단된 상태다. 현지에서는 올 연말이나 돼서야 정상 조업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고장으로 인한 감산 규모는 40만톤 정도로 추정된다.
지난 몇 달간 중국산 소재 수입가격이 높았던 점도 소재 확보에 어려움을 주는 요인이다. 열연 수입상들이 가격이 낮아지길 기다리며 계약을 미룬 것.
현재 중국산 열연강판 수입가격은 톤당 505달러(CFR 기준)로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특히 10월 이후에만 톤당 90달러 가량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추세에 중국산 계약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 물량들이 들어와서 정상적으로 시장에 풀릴 수 있는 시점은 연말께나 돼야 한다. 따라서 당장 소재 공급 부족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이라는게 업계 판단이다.
일각에서는 소재 부족이 중소 강관사에 한정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세아제강, 휴스틸 등 대형사로 꼽히는 강관사들은 포스코 보수는 연초에 계획됐던 사항이라 큰 영향이 없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수출 물량도 이미 확보한 상태라 영업활동에 문제없다는 입장이다.세아제강 관계자는 "포스코의 열연합리화는 연초부터 계획돼 통지가 왔다"며 "미리 대비한 상태였어서 생산과 영업 모두 지장이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