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포스코·한화, 보아오포럼 서울회의 불참… ‘흥행참패’ 오명권오현·정의선·최태원, 탈퇴사 고위인사만 참석… 스폰서도 삼성·SK뿐
  • ▲ ‘아시아판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보아오포럼 서울회의가 지난 20일 서울 중구 호텔신라에서 열렸다. ⓒ뉴데일리
    ▲ ‘아시아판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보아오포럼 서울회의가 지난 20일 서울 중구 호텔신라에서 열렸다. ⓒ뉴데일리
    전국경제인연합회가 회원사의 외면으로 삼성과 SK 등 탈퇴사와 큰 행사를 치렀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나타난 ‘전경련 패싱’ 기조에 회원사들이 부담을 느껴 지원에 적극 나서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전경련은 지난 19~20일 ‘아시아판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보아오포럼 서울회의를 주관했다. 그러나 거물급 재계 인사들이 대거 불참하며 흥행에 ‘참패’했다.

    조짐은 행사 첫날인 환영만찬 때부터 나타났다. 지난 19일 저녁 서울 서초구 세빛섬에서 열린 만찬에는 반기문 보아오포럼 이사장과 김동연 경제부총리 등만 참석했다. 전경련 회원사들의 총수급 인사는 단 한명도 참석하지 않았다.

    국정농단 사태로 전경련의 도덕성이 도마에 오르자, 주관 행사 참석에 재계가 부담을 느낀 것으로 해석된다. 핵심기업의 ‘도미노 탈퇴’로 힘을 잃은 전경련은 정부가 주관하는 주요행사에서 대부분 제외됐다. 이로 인해 ‘전경련 패싱’이라는 오명까지 얻었다.

    삼성과 현대차, SK, LG 등 4대그룹 총수들은 지난 2016년 12월 청문회에서 전경련 탈퇴 의지를 밝혔고, 이듬해 초부터 잇따라 이탈 수순을 밟았다.

    청문회 이전까지 주요 경제단체의 서열은 ‘전경련=대한상공회의소>한국경영자총협회’ 순이었다. 그러나 2년이 지난 현재의 모습은 ‘대한상의=경총>전경련’ 구조다. 정부 역시 대한상의와 경총과는 긴밀한 소통을 이어가고 있지만, 전경련 패싱 기조는 여전한 모양새다.

    보아오포럼 서울회의 둘째 날은 서울 중구 호텔신라에서 800여명의 각국 주요인사가 모인 가운데 진행됐다. 이날 역시 전경련 회원사들은 대부분 참석하지 않았다. 허창수 GS 회장만 전경련 회장 자격으로 자리했다.

    반면 탈퇴했던 삼성과 현대차, SK 등의 핵심인사가 등장해 불참한 회원사들과 대조된 행보를 보였다.

    삼성에서는 권오현 회장이, 현대차와 SK에서는 각각 정의선 수석부회장과 최태원 회장이 참석했다. 권 회장은 주제발표에 참여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협업’ 방안을 설파했다. 정 부회장과 최 회장은 왕융 중국 국무위원 등 고위인사들과 회동했다.

    아울러 보아오포럼의 스폰서는 탈퇴사인 삼성과 SK가 맡았다. 이들 기업의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과 최태원 회장은 이 포럼의 상임이사를 지내 각별한 인연이 있다. 그러나 회원사들의 관심도가 낮아, 전경련은 불가피하게 탈퇴사들의 손을 잡을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주요 기업 중 현재 전경련 회원사에 남아있는 곳은 롯데와 포스코, GS, 한화 등이다. 해당 기업의 한 관계자는 “전경련이 주관하는 행사이다 보니 총수급이 참석하기에 부담을 느꼈던 것은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전경련 측은 보아오포럼 서울회의에 회원사들의 지원이나 참석이 없던 것에 관한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포럼 사무국이 행사를 진행하기 때문에 회원사들에 참석 및 지원 의무가 없다는 것이다. 삼성과 SK는 보아오포럼 후원기업이기 때문에 이번 행사에도 메인스폰서로 참여했다는 입장이다.

    한편, 4대그룹 중 LG는 해당 포럼에 참석하지 않았다. 최순실 청문회 당시 고(故) 구본무 회장은 전경련이 미국 헤리지티재단처럼 ‘민간분야 싱크탱크’로 변화해야 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구본무 회장의 뜻에 따라 구광모 회장 등 LG 고위인사들은 향후에도 반(反)전경련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