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힐과 같은 노천광산...규모나 작업방식에서 차이하루 6000톤 리튬원광 채굴...공정 거쳐 1000톤 정광 제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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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 포스코의 기술력은 세계 최고라 모두들 인정한다."
지난 15일 서호주 필간구라 리튬광산을 찾은 자리에서 왜 포스코를 파트너사로 선택했냐는 질문에 켄 브린스덴 필바라 미네랄스 대표가 내놓은 답이다. 간단 명료했다. 그럼에도 한 문장으로 모든걸 설명하기에 충분했다.
국내 대표 철강사인 포스코가 미래 먹거리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 가운데 리튬사업은 포스코가 100년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한 발판이라는 점에서 성패 여부가 매우 중요하다.
포스코는 리튬 사업의 성공을 위해 다양한 원료 확보에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서호주 필바라에 위치한 필간구라 리튬광산에서 원광석을 공급받기로 계약한 것도 그 일환이다.
원료는 제품의 경쟁력을 좌우한다. 특히 리튬과 같이 원료 가격 자체가 비싼 경우는 더욱 그렇다. 포스코는 리튬사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공급처 뿐만 아니라 독보적인 기술도 확보했다. 사업에 첫 걸음을 내딛는 포스코에 업계가 주목하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여전히 포스코 리튬사업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이런 시선을 의식한 듯 포스코는 서호주 필바라 필간구라 리튬광산에서 사업에 대해 가감없이 공개했다. -
광산 현장에 도착하니 '백색황금'. '하얀석유'라 불리는 리튬이 곳곳에 쌓여있다. 채굴 과정을 알아보기 위해 발길을 센트럴핏((Central PIT)으로 옮겼다. 저 멀리선 굴삭기가 채굴 작업에 한창이다. 이곳 역시 로이힐과 마찬가지로 노천광산이다.
다만 규모와 작업방식에 있어 로이힐과 큰 차이를 보인다. 로이힐이 무인드릴링 방식인데 반해 이곳은 작업자가 손수 드릴링을 조정한다. 규모 또한 로이힐과 비교하면 10분의 1에 불과하다는게 현장 관계자의 설명이다.
리튬원광은 철광석보다 아래에 매장돼 있다. 따라서 30m 가량 파내야 리튬원광 채굴이 가능한다. 필간구라 관계자는 "지면에서 30m까지는 웨이스트 즉 흙더미다. 그걸 걷어낸 후 330m까지 파내면서 리튬광석을 채굴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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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30mm 이하로 잘게 파쇄하는 ‘분쇄공정’, 광석 성분의 밀도차이를 이용해 불순물을 제거하는 '비중선별'과 '부유선별' 공정을 거친 후 순도가 높은 리튬정광으로 제품화된다.
필간구라 광산에서는 하루 6000톤의 리튬원광을 채석하고 있다. 2~3시간 걸리는 이 과정을 거치면 6000톤의 원광은 1000톤의 정광으로 바뀐다.
이성원 포스코 신사업실 부장은 "리튬정광 8000톤으로 1000톤의 리튬 추출이 가능하다"며 "다시 말해 정광으로부터 리튬을 뽑아내는건 8분의 1정도다"고 설명했다.
필간구라 1단계 프로젝트는 리튬정광 연 33만톤 규모로 지난 2017년 1월에 시작돼 올해 7월에 완료됐다. 필바라는 올해 10월 2일에 첫 양산품을 생산하여 포트헤드랜드를 통해 북아시아에 위치한 파트너사에 수출했다. 필간구라 2단계 프로젝트는 리튬정광 연 50만톤 규모이며, 2019년말부터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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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포스코는 광양에 하공정 공장만 구축한 상태다. 이 공장은 폐건전지로 추출한 리튬을 원료로 탄산리튬 등을 생산하고 있다.
포스코는 상공정이 마련되는 시점인 2020년 하반기부터 필간구라 광산에서 생산되는 리튬정광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포스코는 하공정 설비가 있는 광양에 상공정을 건설 중에 있다.
이성원 부장은 "현재 포스코는 필바라와 광석리튬 기반 리튬제조 조인트벤처(JV) 설립을 논의 중에 있다"며 "필바라가 참여하게 된다면 연간 24만톤의 리튬정광을 가져와 3만톤의 탄산리튬을 생산한다는 게 우리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