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예금 금리 0%대 … 환전 수수료 부담만 커져외환시장 안정 유도 속 은행 환전·수신 전략 급변해외여행 수요 급증 시기와 정책 타이밍 엇박자공공재 외환 안정, 소비자 체감 완화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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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전경 ⓒ인천국제공항공사
설 연휴를 맞이해 해외여행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여행객이 체감하는 환전 비용 부담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70원대까지 치솟은 데다, 시중은행의 환전우대와 외화예금 금리가 동시에 축소되면서 연휴 직전 '환전 비용 쇼크'가 현실화되는 모습이다.최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들은 여행 특화 외화예금과 달러예금 금리를 일제히 0%대 수준으로 낮췄다. 신한은행은 달러예금 금리를 연 1.5%에서 0.1%로, 하나은행은 2.0%에서 0.05%로 인하했다. 우리은행도 연 1.0% 수준이던 달러예금 금리를 0.1%로 낮췄다. 외화예금 금리가 사실상 '제로' 수준으로 내려가면서 달러 보유 유인은 크게 줄었다.환전우대도 예외는 아니다. 한때 모바일 환전 기준 70~90%에 달하던 우대율은 대부분 기본 우대 수준으로 축소됐다. 명절·성수기를 겨냥한 특별 환전 이벤트도 자취를 감췄다. 환율 자체가 높은 상황에서 수수료를 줄일 여지마저 사라지면서, 여행객 입장에서는 같은 달러를 사는 데 필요한 원화 부담이 크게 늘었다.정책 배경에는 외환시장 안정 기조가 자리 잡고 있다. 금융당국은 최근 시중은행 외환 담당 임원들을 소집해 달러예금 유치 경쟁과 과도한 환전 마케팅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 간 달러 수신 경쟁이 외화 수급을 왜곡하고 환율 상승 압력을 키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5대 은행의 달러예금 잔액은 1월 들어 24억달러 이상 감소하며 석 달 만에 줄어들었다.문제는 시점이다. 설 연휴는 해외여행 수요가 가장 집중되는 기간이다. 여행 플랫폼 분석에 따르면 올해 설 연휴 해외여행 검색·예약 수요는 전년 대비 최소 4%에서 최대 7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요는 늘었지만, 환율은 고점에 머물고 환전 혜택은 줄어든 상황이다. 외환시장 안정이라는 정책 효과는 나타났지만, 체감 불편은 여행객에게 집중되는 구조다.여행객의 선택지도 마땅치 않다. 카드 해외 결제나 현지 ATM 인출이 대안으로 거론되지만, 해외 카드 수수료와 현지 인출 수수료까지 감안하면 비용 계산이 더 복잡해진다. 공항 환전은 우대가 거의 없어 체감 부담이 더 크다.은행권도 부담이 커지고 있다. 외환시장 안정에 협조해야 하는 상황에서 환전·외화예금 관련 수익은 줄어들고, 고객 불만은 늘고 있기 때문이다.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외환 안정이라는 공공 목적에는 공감하지만, 연휴 직전 환전 혜택 축소는 고객 체감 부담을 키울 수밖에 없다"며 "수신 전략과 고객 관리 사이에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