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 간 롯데글로벌 적자 236억… 수천억 대 시설 투자도 부담
  • ▲ 양사 CI ⓒ 각 사
    ▲ 양사 CI ⓒ 각 사

    롯데계열 물류사 롯데글로벌로지스와 롯데로지스틱스가 통합을 공식화했다. 양사는 내년 3월 1일까지 합병을 마무리할 계획이며, 완료 시점까지 물류센터 통합 등 관련 작업을 진행한다.

    통합사 출범 후엔 그룹 차원에서 물류사업을 적극 육성할 것으로 보인다. 통합 회사의 매출 규모는 현재 기준으로만 약 5조원에 달한다. 지난해 기준 롯데로지스틱스는 3조3000억원의 매출을, 롯데글로벌은 1조7000억원의 매출을 냈다.

    롯데는 양 물류사의 핵심 사업이 다른 만큼 상호 간 다양한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예상했다. 롯데로지스틱스는 세븐일레븐 등 롯데 유통 계열사 물량을 주로 처리하는 2자 물류(2PL) 회사다. 롯데글로벌은 택배·포워딩 등 외부 물량을 주로 처리하는 3자 물류(3PL)사다.

    회사 관계자는 “내년 3월 초까지 롯데글로벌이 가진 1000여 곳의 물류거점, 로지스틱스가 가진 200여 곳의 물류거점 통합 작업을 진행하며, 새 사명도 함께 검토 중”이라며 “양 사가 사업 부문이 각각 다르다는 점에서 상당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 사 통합 후엔 시장 내 독보적 1위 업체인 CJ대한통운과도 경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약 7조원의 매출을 낸 CJ는 택배 등 주요 물류사업에서 상당한 입지를 갖고 있다. 업계 2위 자리를 놓고 다투던 한진은 단박에 제칠 수 있다.

    해외 M&A를 통한 외형 확대에 대한 기대도 크다. 양사는 현재 롯데로지스틱스가 진출해 있는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의 지역에서의 인수합병을 검토 중이다. 동남아 지역은 롯데마트 등 롯데 유통계열사가 진출해 있어 안정적인 물량 확보가 가능한 지역이다.

    업계 일각에선 우려도 나온다. 롯데글로벌로지스가 롯데로 편입된 후 실적이 지속적으로 악화된 탓에 당장 실익을 보기엔 어려울 수 있다는 시각이다. 회사 통합과 함께 진행할 허브터미널 구축 등 시설 보강에도 수천억대의 투자비가 들어가 이에 대한 부담도 적지 않다.

    롯데는 지난 2016년 현대로지스틱스를 인수해 롯데글로벌로지스로 사명을 바꿨다. 업계는 당초 롯데의 현대로지스틱스 인수가 기존 물류계열사 롯데로지스와의 합병을 염두에 둔 것으로 예상했지만 경영비리, 총수구속 등 회사 안팎의 이슈로 통합이 지체돼왔다.

    통합이 지체돼온 지난 2년간 롯데글로벌의 실적은 계속해 악화돼왔다. 롯데 편입 1년을 꽉 채운 시점이었던 지난 2017년엔 81억원의 영업적자를 냈고, 올 3분기까지 누적된 적자만 155억원에 달한다. 어려운 상황 탓에 그간 업계는 롯데의 현대로지스틱스 인수 효과를 ‘제로(0)’에 가깝다고 평가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 물류사 통합으로 업계에 가져올 변화를 기대하면서도, 현재 크게 악화된 롯데글로벌의 실적으로 단번에 실익을 보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라며 “실적 회복 외에도 허브터미널 등 설비 확보를 위한 대규모 투자도 계획하고 있어 당분간은 이에 대한 부담도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