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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업계가 최저임금 인상여파로 올해 실적에 큰 타격을 입었다. 역대 최대 수준인 최저임금 인상률(16.4%)로 터미널 도급인력 등에 지출한 인건비 부담이 늘어서다.
내년 최저임금은 올해와 비교해 10.9% 인상된 시간당 8350원이다. 19년 인상률도 지난 5년 간 평균치인 7%대와 비교해 높은 편이다. 오는 19년에도 택배업계의 수익성 개선은 어려울 전망이다.
CJ대한통운, 한진,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업계 상위 3사는 올해 택배부문 영업이익이 지난해와 비교해 대체로 악화됐다. 전체 택배물동량 증가로 매출은 늘었지만 인건비 부담이 늘어 실익을 챙기진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CJ대한통운의 3분기 택배부문 누적 영업익은 약 308억원이다. 전년 같은 기간 영업익인 524억원과 비교해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누적 매출은 1조6512억원으로 전년(1조4552억원)대비 약 13% 늘었지만, 비용 지출이 늘어 수익 확대 효과는 누리지 못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문제가 더 심각했다. 롯데글로벌은 올 3분기 누적 기준 택배부문 적자가 179억원에 달했다. 인건비 등 추가 비용 지출로 적자가 전년대비(-151억원) 약 18% 늘었다. 매출은 4841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4383억원)대비 약 10% 늘었지만 가시적인 효과는 없었다.
한진의 경우 유일하게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과 비교해 고르게 성장했지만, 택배부문 영업이익률이 타 사업부문에 비해선 저조한 편이다.
한진의 3분기 누적 택배 매출과 영업익은 4984억원, 96억원으로 전년(4467억원, 58억원)과 비교해 각 11%, 65% 상승했다. 택배부문 영업이익률은 약 1.9%로 하역(이익률 8%) 등 타 사업군 대비 수익성이 좋진 않다.
전체적인 시장 상황 악화로 지난 8월엔 중소 택배업체인 ‘드림택배’가 폐업하기도 했다. KGB, 옐로우, 동부택배 등 소규모 업체가 뭉쳐 지난 1월 출범한 드림택배는 개업 8개월 만에 사업을 철수했다. 드림택배도 인건비 상승 등 각종 비용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매년 떨어지는 택배 단가도 수익 악화 원인 중 하나다. 매년 10%씩 전체 물동량이 늘어도, 단가는 떨어져 사업 실속을 챙기기 어려운 구조로 변해가고 있다. 2011년 2500원대였던 평균 단가는 지난해 2200원선까지 떨어졌다. 수지를 맞추기 위해선 단가 상승이 필수적이지만, 경쟁 입찰로 돌아가는 택배시장 구조상 당장 개선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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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단가는 하락세인데 인건비 부담이 급격히 늘어 소형 업체는 물론, 대형업체까지 택배 사업을 버티기 힘든 상황이 되어가고 있다”면서 “내년에도 당장 10%대 인상이 결정돼 있어 당분간은 업계 전반의 수익성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최근 업계는 자동화 시설 도입 등 인건비 절감을 위한 자구책을 마련하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