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준법 경영 자율 준수를 위한 가이드라인 작업 착수 예정5명 위원 가운데 이홍훈 전 대법관 위원장 등 3명 외부 위원으로 구성
  •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한화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한화
    "준법경영을 글로벌 스탠다드 수준으로 강화하겠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올해도 어김없이 준법경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해 컴플라이언스위원회 출범으로 기틀을 다진만큼, 올해는 위원회 활동을 본격화하는 등 그룹 준법경영에 대한 한층 강력한 드라이브를 예고한 것이다.

    16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컴플라이언스위원회는 올해 1분기 준법경영 자율 준수를 위한 가이드라인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준법 경영 의식 제고를 위해 임원진을 비롯한 전 계열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준법 교육도 차례로 실시할 계획이다. 하반기에는 그룹 공통 준법·윤리교육도 들어간다.

    재계 10대 그룹 중에서 컴플라이언스위원회를 운영하는 기업은 롯데와 한화 두 곳 뿐이다. 일반적으로 법무팀이 기업의 컴플라이언스 업무 기능을 담당하고 있지만, 외부 인사를 영입해 위원회를 꾸린 것은 김 회장의 의지가 잘 드러나는 대목이다.

    한화는 지난해 독립·책임 경영 강화 차원에서 경영기획실을 해체하는 대신 커뮤니케이션위원회와 컴플라이언스위원회를 함께 출범시켰다. 이후 계열사 컴플라이언스 조직을 재정비해 전담자 56명, 겸직자 62명 모두 118명으로 인력을 배치했다.

    컴플라이언스위원회는 지난해 10월 두 차례에 걸쳐 창원과 대전에서 해당 지역 내 사업장장, 산업안전 담당자, 본사 지원조직 인력 등을 대상으로 산업안전사고 대응 교육을 시행했다. 12월에는 준법경영 강화 방안과 성과를 공유하는 '준법실천자의 날' 행사를 진행했다.

    특히, 컴플라이언스위원회는 총 5명 위원 가운데 3명을 외부 위원으로 구성해 독립성과 객관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위원장에는 이홍훈 전 대법관, 부 위원으로는 이정구 전 성공회대 총장, 조홍식 전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장 등이 외부 위원으로 선임됐다.

    롯데의 경우 민형기 전 헌법재판관을 초대 위원장으로 하는 컴플라이언스위원회가 지난 2017년 신설됐지만, 출범 초기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신동빈 회장 재판으로 인해 위원회 역할이 준법경영실태 점검 업무보다는 재판 관련 자문 및 조언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봤을 때, 한화의 컴플라이언스위원회에 거는 기대는 크다. 그룹의 일감몰아주기 해소 방안과 함께 출범하면서 위원회 본래 목적을 충족시켰고, 법률 리스크에 앞서 조직을 정비하면서 준법경영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선제적으로 확립할 수 있게 돼서다.

    이홍훈 전 대법관을 위원장에 선임한 것에서도 한화의 앞선 경영철학을 엿볼 수 있다. 이 전 대법관은 초반에는 컴플라이언스위원회 위원장직을 고사하다가 한화의 강한 준법경영 의지를 보고 결국엔 마음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이 전 대법관은 초기에 형식적인 차원의 컴플라이언스위원회라면 위원장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며 "한화그룹이 컴플라이언스에 대한 의지가 있고, 제대로 정착하는 것이 기업 경쟁력을 제고하는 것이라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안 뒤 마음을 바꿔 위원장직을 수락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위원회 내부위원으로는 이민석 ㈜한화 무역부문 대표이사, 손재일 ㈜한화 지원부문 전무가 위촉됐다. 5명의 위원들은 회의에 빠짐없이 참석해 그룹 전체 컴플라이언스 정책을 수립하고, 각 계열사의 이행 여부를 점검하는 한편 준법경영을 위한 업무를 자문·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로 김승연 한화 회장은 오래 전부터 정도와 준법을 의미하는 컴플라이언스를 제 1의 경영 철학으로 여기고 이를 실천해 왔다. 계열사 준법교육 뿐만 아니라 이사회 내 위원회 제도를 활성화하는 차원에서 내부거래위원회를 개편하고, 사외이사로만 구성된 상생경영위원회도 신설했다.

    올해는 컴플라이언스위원회를 글로벌 수준으로 강화할 예정이다. 김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늘 내부관점이 아닌 외부의 냉철한 규범적 시각으로 기업활동을 돌아보고 평가해야 한다"며 "지난해 출범한 컴플라이언스위원회는 더욱 엄격한 잣대로 그룹의 투명성을 감시하는 준법경영의 파수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는 올해 말에는 내년 업무계획을 마련해 보고하고 컴플라이언스위원회 메시지를 작성해 각 사에 배포할 예정이다. 회장이 신년사에서 특별히 준법경영을 강조한 만큼, 올 한 해 전 임직원이 한마음 한뜻으로 이를 수행하겠다는 각오다.

    한화 관계자는 "컴플라이언스위원회 설립 배경에는 기업의 여러가지 역할 중 사회적 책임에 방점을 두고 있다"며 "이를 위해 외부의 객관적 시각이 확보된 명망있는 분들을 영입해 필요한 조언을 듣고 경영 지침으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 ▲ ⓒ뉴데일리
    ▲ ⓒ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