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출력 430마력에 달하는 엄청난 주행성능 뽐내스포츠 모드 변경 시 강력한 엔진음 전해져..."최적의 엔진 성능 발휘"국내 소형차에 못 미치는 내비게이션, 6.4km에 불과한 공인연비 등은 아쉬워
  • ▲ ⓒ마세라티
    ▲ ⓒ마세라티

    마세라티는 2016년 제네바 모터쇼에서 르반떼를 공개하며 럭셔리 SUV 시장 진출을 알렸다. 이후 르반떼는 2017년 6월까지 전 세계 72개국에 걸쳐 2만5000대 이상 판매되는 기록을 세웠다.

    2017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공개된 르반떼는 한 단계 더 진화했다. 기존 ADAS 시스템에 새로운 기능이 추가됐으며, 전동식 스티어링 등 하이테크도 더해졌다. 이처럼 르반떼는 2016년 첫 출시 이후 럭셔리 SUV 세그먼트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고성능 럭셔리 SUV. 르반떼 S를 최근 시승하며 다양한 매력에 대해 알아봤다. 르반떼의 폭발적인 주행성능을 경험하기 위해 시승구간은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에서 경남 마산까지 왕복 700km로 잡았다.

    시승차량은 르반떼 S 그란스포츠로, 가격은 1억6590만원이다. V6 가솔린 엔진은 8단 자동 변속기가 어우러져, 최고 출력 430마력, 최대 토크 59.2kg.m를 자랑한다. 제로백은 5.2초, 최고속도는 264km/h이다.

    르반떼 S의 첫 인상은 중후하면서도 날렵하다. 낮은 차체와 일반적 SUV보다 길게 뻗은 전면 보닛은 르반떼 S가 추구하는 목표가 민첩한 고속주행이란 점을 여실히 드러낸다.

    차량 전후 무게를 50:50으로 완벽하게 배분했을 뿐 아니라, 동급 차량 대비 가장 낮은 무게 중심이 특징이라는게 마세라티 관계자의 설명이다.

    고양이를 연상케 하는 헤드램프는 전면 중앙 큼지막한 라디에이터 그릴과 조화를 이뤄 깊은 인상을 남긴다. 라디에이터 그릴 중간에 위치한 삼각뿔은 마세라티 특유의 감성이 그대로 녹아있다.

    문을 열고 실내 디자인을 살펴봤다. 성인 5인이 탑승해도 넉넉하게 실내 공간을 살렸다. 센터페시아 상단에는 8.4인치 디스플레이가 위치하고 있어, 시인성이 좋다.

    그 아래로는 공조기능을 설정할 수 있는 각종 버튼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바람세기와 온도조절은 상하단으로 미는 방식이라 운전 중에도 손쉽게 조절 가능하다. 중앙 콘솔에는 기어봉이, 그 좌측에는 운전 모드 등을 바꿀 수 있는 버튼이 있다.   

  • ▲ ⓒ마세라티
    ▲ ⓒ마세라티
    본격적인 주행을 위해 시동버튼을 찾으니 보이질 않는다. 이리저리 둘러보다 스티어링 하단 좌측에서 찾을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시동버튼은 스티어링 오른쪽에 위치한다.

    마세라티 시동버튼이 좌측에 위치하고 있는 이유는 브랜드의 태생에서 찾을 수 있다. 마세라티는 지난 1914년 이탈리아의 마세라티가(家) 6형제에 의해 설립됐다.

    당시 전설적인 레이서로 꼽혔던 '후안 마누엘 판지오' 등 수많은 드라이버들은 마세라티를 타고 카레이싱에 출전했다. 이들에게 있어 1초도 너무나 소중한 시간인지라 그 시간을 아끼기 위해 시동버튼을 스티어링 왼편에 놓은 것.

    다시 말해 왼손으로 시동을 걸고 오른손으로 바로 기어 변속을 하는 그런 과정에서조차 기록을 단축시키고자 하는 레이서들의 간절한 마음을 반영한 마세라티의 배려인 셈이다.

    시동을 거니 강력한 엔진음이 "나야 나 마세라티"라며 존재감을 알린다. 덩치와 다르게 가속페달 반응속도는 매우 빠르다. 살짝 밟았는데도 확 튀어나갈거 같은 강력한 힘이 발 끝에서부터 전해져 온다.

    고속도로에 올라 가속페달을 쭉 밟아봤다. 밟는대로 쭉쭉 나가는 가속감은 두말 할 필요없이 최고다. 문득 '이 차량으로 국내 도로에서 주행하는게 과연 맞는 일일까'란 생각이 든 이유도 엄청난 주행능력 때문이란걸 부인할 수 없다.

    고속주행 중 속도에 따라 반응하는 차체 높이도 일품이었다. 일반적인 속도로 주행할 때에는 차량 높이가 중간에 위치해 있는데 속도에 따라 차체가 자연스레 낮아졌다.

    르반떼 S에 적용된 에어 서스펜션은 쾌적한 승차감 및 안전성 확보와 같은 이점 외에도, 차량 높이를 낮춰주고 고속으로 주행 시 공기 저항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 ▲ ⓒ마세라티
    ▲ ⓒ마세라티
    또 다른 주행감성을 느껴보기 위해 주행 모드를 스포츠로 바꿨다. 일반 주행때완 완전히 다른 엔진음이 차량 하단에서부터 전해져 온다. 운전자를 흥분시키기에 최적화 된 사운드다.

    속도를 높이자 엔진음도 따라 반응한다. 초고속 구간에서는 엔진음이 터지며 '이야'라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마세라티 관계자는 "스포츠 모드를 선택하면, 배기 밸브가 열리면서 배기 가스로 최단 거리로 배출되며, 최적의 엔진 성능을 발휘함과 동시에 마세라티 고유의 엔진음이 울려 퍼지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사실 처음 르반떼 S를 살펴볼 때 적잖이 실망했다. 차 가격에 비해 편의사양이 너무 부족하다 생각했기 때문이다. 1억5천이 넘어가는 가격임에도 그 흔한 마사지 기능과 후석 모니터 등도 없었다.

    하지만 고속주행을 경험한 순간, 내 생각이 짧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차는 말 그대로 주행만을 위한, 그것도 고성능 주행에 최적화 된 모델이라 다른 기능들은 그다지 고려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물론 아쉬움도 있다. 국내 소형차 수준에도 못 미치는 네비게이션은 마치 1990년대 초반에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던 지도와 비슷해 보였다. 마세라티를 구입하는 사람들이 농담 삼아 하는 사제 내비게이션은 필수란 말은 절대 허언이 아니다.

    리터당 6.4km에 불과한 공인연비도 부담이다. 이번 시승이 장거리 고속도로 위주였음에도 연비는 불과 리터당 8km 수준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