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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철강과 자동차 실적이 극명하게 갈렸다. 철강 대표 기업인 포스코는 완성차 맏형격인 현대차에 비해 2배 이상 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와 철강을 대표하는 두 기업이 보여준 실적 차이는 결국 고수익 제품 판매가 결정지었단 분석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지난 한해 5조5426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현대차에 비해 2배 이상 벌어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차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조4222억원에 그쳤다.
지난달 30일 콘퍼런스콜로 진행된 기업설명회에서 포스코는 연결 기준 매출액 64조9778억원, 영업이익 5조5426억원, 순이익 1조892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2017년 60조원대에 재진입한데 이어 지난해에도 60조원대를 무난히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2011년 이후 처음으로 5조원대를 회복했다. 전년 대비 연결기준 매출은 7.1%, 영업이익은 19.9% 증가했고 영업이익률은 8.5%를 기록했다.
포스코는 글로벌 경기둔화와 수요산업 침체,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어려운 판매여건 속에서도 고부가가치 철강판매 확대와 그룹사 실적 개선으로 연결기준 6분기 연속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이에 앞서 현대자동차는 지난달 24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2018년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7.1% 감소한 2조4222억원에 그쳤다고 밝혔다. 현대차 영업이익이 3조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10년 국제회계기준 도입 이래 처음이다.
동기간 당기순이익도 1조6450억원에 그치며, 전년 대비 63.8% 줄었다. 반면 매출은 97조2516억을 기록, 0.9% 소폭 증가했다. 2018년 판매는 전년 대비 1.8% 증가한 458만9199대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원달러 환율 하락 및 신흥국 통화 약세 심화, 원가율 상승으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양사의 실적을 비교해 보면 현대차 매출이 포스코보다 월등히 많음에도 영업이익은 절반 수준에도 못 미쳤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포스코가 2011년 이후 최대 실적을 거둔 것은 현대차가 2010년 이후 최악의 설적을 나타낸 것과 대조적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보호무역주의 등 글로벌 환경이 녹록하지 않음에도 7년만에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여기에는 포스코가 내세우는 월드프리미엄(WP) 제품 판매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WP 판매 비중은 55.1%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며, 영업이익 증가에 크게 기여했다.
반면 현대차는 글로벌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고급차 판매 감소와 함께 일회성 비용이 반영되며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현대차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 G90(EQ900 포함)의 지난해 판매는 전년 대비 21% 감소한 9709대에 그쳤다. G80 또한 3만7219대가 팔리며 6.4% 줄었다.
여기에 현대차는 지난해 3분기에만 5000억원의 품질관련비용이 발생했다. 4분기에도 법인세 등 일회성 비용을 재차 반영하면서, 지난 한 해 이익률은 크게 떨어졌다.
하지만 올해부터 현대차의 수익성은 점차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대형 SUV 팰리세이드가 흥행 중에 있으며, 지난해 11월말 출시된 G90도 올해부터 본격적인 판매 효과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소재를 공급하는 철강사보다 완성차의 이익율이 높은데 지난해는 뒤바뀌었다"며 "글로벌 업황 부진이 완성차 업체들에 직격탄이 되는 모양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현대차가 제네시스 SUV를 비롯해 고수익 차종 판매 확대를 도모하며, 지난해보다는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