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2년 촬영된 다큐멘터리 편집한 광고기존 슈퍼볼 공식과 다른 광고로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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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당 단가가 수억 원대로 세계에서 가장 비싼 광고로 꼽히는 미국프로풋볼(NFL) 슈퍼볼 광고에 먹방(먹는 방송)의 시초가 떴다.
7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버거킹은 최근 세계적인 팝아티스트 앤디 워홀(Andy Warhol)이 등장하는 '이트라이크앤디(#EatLikeAndy)' 캠페인을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이 광고는 앤디 워홀이 버거킹의 시그니처 버거인 '와퍼(whopper)'를 꺼내는 것으로 시작된다. 배경음악 없어 종이 봉투에서 햄버거를 꺼내는 바스락거리는 소리만으로도 눈길을 끈다.
앤디 워홀은 와퍼를 감싼 종이 껍질 옆에 하인즈 케첩(Heinz Ketchup)을 짜낸다. 하인즈 케첩은 앤디 워홀의 작품에도 자주 등장하는 브랜드 중 하나로 유명하다.
이후 와퍼를 케첩에 찍어 먹는 앤디 워홀의 먹방과 함께 캠페인의 슬로건 '이트라이크앤디(#EatLikeAndy)'가 등장한다. 오래된 영상이지만 최근 유튜브를 통해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먹방과 ASMR(자율 감각 쾌락 반응)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네티즌들은 "이건 45초짜리 혹은 그 이상의 먹방이다", "앤디 워홀이 ASMR을 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슈퍼볼 광고", "이건 푸드 리뷰야" 등 유튜브의 주된 영상 소재인 '먹방', 'ASMR', '리뷰'와 연관 지어 평했다.
버거킹이 슈퍼볼에서 선보인 45초짜리 캠페인은 덴마크 출신의 요르겐 레스(Jørgen Leth) 감독이 지난 1982년 미국에서 촬영한 '미국의 66가지 풍경(66 Scenes from America)' 다큐멘터리를 편집한 것이다. 이 영상은 앤디 워홀이 생각하는 소비주의에 해당하는 예술과 상업을 결합해 근대 미국 사회의 다양한 측면을 담았다.
광고를 기획한 데이비드 마이애미(David Miami)는 이번 슈퍼볼 캠페인을 준비하던 중 앤디 워홀의 버거킹 다큐멘터리를 발견했다. 데이비드 마이애미는 지난 1년 동안 슈퍼볼 캠페인에 이 영상을 사용하기 위해 다큐멘터리 사용권을 확보하는데 집중했다.
페르난도 마차도(Fernando Machado) 버거킹 CMO는 "슈퍼볼 광고는 대체적으로 폭발적인 대사와 연예인이 등장하고 농담이 가득하다"며 "이번 버거킹 광고는 전형적인 슈퍼볼 광고의 규칙을 모두 어겼다"며 "음악이 없고, 대사가 없고, 올해 촬영된 광고가 아닌 1982년에 촬영된 예술 작품"이라고 말했다.
이어 "버거킹 광고는 올해 슈퍼볼 광고에서 조용한 암살자(Assassin)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후안 자비에르 페냐 플라자(Juan Javier Peña Plaza) 데이비드 마이애미 수석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다큐멘터리 영상 사용에 대해 앤디 워홀 재단과 오랜 시간 협상을 통해 논의했다"며 "캠페인은 앤디 워홀의 작품을 선택된 지적 소수와 박물관을 넘어 대중을 위해 예술을 확장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예술을 존경하는 의미에서 원작을 편집을 하지 않았다"며 "모두가 아트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한 아이디어를 재단 측에서도 좋아했다"고 말했다.
광고전문지 애드위크(Adweek)는 "버거킹은 다양한 앵글의 광고를 수없이 집행해오면서 브랜드에 좋지 않고 수백만 달러를 광고 비용으로 낭비했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며 "그러나 이번 슈퍼볼 광고는 새로운 관객들에게 팝아트의 아이콘을 소개하는 동시에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슈퍼볼 주관 방송사인 CBS에 따르면 이번 슈퍼볼 광고비는 30초에 525만달러(한화 약 58억9995만원)이다. 1초당 17만5000달러(한화 약 1억9666만원)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