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정치권 ‘채용비리, 수장 교체’ 입 모아금감원 “차기 행장 적격성 따져야” 입장 표명
  • ▲ 함영주 KEB하나은행장ⓒ뉴데일리
    ▲ 함영주 KEB하나은행장ⓒ뉴데일리

    임기만료를 한 달 앞둔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연임을 놓고 반대기류가 거세지고 있다.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정치권, 금융당국에서도 행장 연임 반대에 지지의사를 내비치는 가운데 함영주 행장은 노조와의 관계 개선을 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서울 명동 사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의 제3년차 정기전국대의원대회에 노사 수장들이 나란히 자리했다. KEB하나은행 경영진과 대의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관계자, 심상정 정의당 의원, 이학열‧권미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도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함영주 행장을 제외한 모든 인사들이 ‘채용비리 대표 교체’에 한목소리를 냈다.

    이진용 KEB하나은행 공동 노조위원장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공정성이 중요한 시기에 도덕성과 경영능력이 검증되고 정도경영을 하는 수장이 필요하다”며 “제도통합 원년인 올해부터 향후 2~3년간 직원들의 화학적 통합을 이뤄낼 포용적 리더십을 갖춘 인물이 KEB하나은행을 이끌어가도록 끝까지 힘쓰겠다”고 밝혔다. 채용비리에 연루된 함 행장을 겨냥한 말이다.

    KEB하나은행 노조는 지난 26일 함 행장 연임 반대 성명서를 낸 바 있다.

    함 행장은 지난해 채용 비리 사태로 기소돼 현재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노조를 비롯해 정치권과 노동계, 금융당국에서도 함 행장 연임 반대에 힘을 싣고 있다.

    허권 금융노조 위원장은 “은행은 정부가 라이센스를 내주고 감독하는 공공성을 지닌 기관”이라며 “그런 곳에서 일어난 채용비리는 국민 신뢰를 깎아먹는다. 채용비리에 연루된 자는 사과하고 사퇴해야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감독원도 함 행장이 채용비리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차기 행장으로서 적격성을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반대기류 속 함 행장은 연임에 대한 언급은 피하면서도 원만한 노사관계 개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다.

    함 행장은 이날 대의원대회 축사에서 “조합원들의 힘으로 제도통합을 이루면서 글로벌 일류은행으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했다”며 “올해는 경제여건이 더 어렵고 불확실성이 크지만 노사가 손잡고 잘 헤쳐 나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한편 KEB하나은행의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오는 28일 회의를 열고 차기 행장 후보군을 2명으로 압축한 뒤 이사회에 전달할 예정이다. 이사회는 내부절차를 거쳐 내달 말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의결할 계획이다. 하나금융 내에서는 함 행장이 차기 행장으로 내정된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