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홈푸드사업본부장 조경수 대표 체제 본격 시동
  • ▲ 조경수 롯데푸드 대표이사. ⓒ롯데푸드
    ▲ 조경수 롯데푸드 대표이사. ⓒ롯데푸드

    롯데푸드가 올해 '조경수 대표 체제' 본격화에 시동을 걸었다. '쉐푸드 냉동 간편식'을 출시하며 확대되고 있는 가정간편식(HMR)시장에 대응하겠다는 포부다. 지난해 12월 조경수 신임 대표이사 선임 이후 HMR 사업 확장에 공격적으로 나설 전망이라 업계 관심이 주목된다.

    롯데푸드는 최근 냉동밥, 냉동면 등 주식(主食) 제품 으로 구성된 ‘쉐푸드 냉동 간편식’을 출시했다. 지난 8일 롯데푸드 신본사에서 열린 HMR 쿠킹클래스 행사에서 장양구 롯데푸드 HMR 마케팅 팀장은 "기존 공정의 한계를 보완해 직접 수작업으로 토핑 크기를 크게 하고 '밥 소믈리에'가 직접 검수한 맛있는 밥으로 집에서 해 먹는 것 같은 냉동 간편식을 구현했다"며 "이번에 발표한 제품 외에 많은 아이템이 준비 중이고, 추가적으로 메뉴 개발을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푸드가 발표한 쉐푸드 냉동 간편식은 기존 냉동 볶음밥과는 달리 전자레인지에 간편하게 조리해도 토핑과 소스의 맛이 살아나면서 전문가가 방금 만든 듯한 품질을 재현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급속동결기술로 만든 쉐푸드 냉동 덮밥은 큼직큼직한 토핑의 형태와 생생한 식감이 살아있고, 냉동 상태 그대로 용기를 전자레인지에 넣기만 하면 조리가 가능해 편의성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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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롯데푸드
    10년 전만 해도 롯데푸드의 제품 라인업은 한정적이었다. 2009년 롯데쇼핑의 식품사업본부를 인수하고 같은 해 프리미엄 식품 브랜드인 ‘쉐푸드(Chefood)’를 시중에 선보였지만 소비자 인지도는 미미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2011년 자회사인 파스퇴르유업, 2012년 1월 웰가, 10월 롯데후레쉬델리카, 2013년 롯데햄을 잇따라 흡수한병 하고 2013년 4월 롯데푸드로 사명을 바꿨다. 종합식품회사로의 도약에 본격적으로 착수한 것이다. 2014년 한국네슬레의 지분 50%를 취득해 롯데네슬레코리아를 설립하는 한편 롯데칠성음료의 원두커피사업부문을 양수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롯데푸드는 주요 제품군에 빙과, 식용유지, 조미식품, 소스, 신선식품, 면, 육가공품, 유제품, 김밥, 버거, 도시락 등을 갖춘 종합식품회사가 됐다. 2012년 이영호 전 대표이사가 선임됐을 당시 롯데푸드 매출은 1조원 수준이었지만 2017년 기준 1조8000억원으로 5년만에 2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 12월 이 전 대표이사의 바통을 이어받은 조경수 대표는 홈푸드사업본부장을 맡고 있었던 식품마케팅 전문가다. 가정간편식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뚜렷한 목표가 드러난 인사다.

    롯데푸드가 공격적인 인수합병으로 종합식품회사로의 외형 성장을 이뤄낸 직후, 다음 단계로 '가정간편식'을 택한 것은 HMR 시장의 급격한 성장세다.

    한국농식품유통교육원, 한국투자증권 시장전망자료에 따르면 국내 HMR 시장은 2011년 8000억원 규모에 불과했으나 매년 20%이상 성장해 2018년 3조5000억원 규모로 커졌다. 앞으로 성장세는 더욱 가팔라져 2021년에는 7조5000억원 시장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1~2인 가구 증가, 여성 경제활동 인구 증가, HMR 기술 발전, HMR에 대한 인식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실제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2010년만 해도 3인 이상 가구가 전체 가구의 52.2%를 차지했으나 2015년에는 46.7%로 전체의 절반 이하로 떨어졌고, 이 같은 경향은 앞으로도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성 경제활동 인구도 2008년 1020만명에서 2017년에는 1177만명까지 크게 늘어났다.

    이 가운데 롯데푸드는 2014년까지만 해도 가정간편식제품의 매출이 1500억원 규모에 그쳤지만 지난해 2200억원을 넘었다. 해마다 300억원씩 매출이 늘고 있는 셈인데 롯데푸드의 전체 매출이 1조8000억원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작지 않은 규모다.

    하지만 롯데푸드의 HMR 시장 공략은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국내 식품업체들의 HMR 공략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오뚜기, CJ제일제당, 대상, 풀무원 등은 물론이고 한국야쿠르트에 외식업체들까지 HMR 시장 공략에 나선 상황이다.

    이에 따라 롯데푸드는 국내 HMR의 발전을 1,2,3세대로 구분하고 편의성, 맛, 영양을 갖춘 제품에 스토리, 포장 기술 등을 담은 3세대 HMR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설명이다. 장 팀장은 "2030 1인가구는 물론이고 4~5인 가구도 함께 밥먹을 기회가 많지 않은만큼 HMR 시장은 점점 더 커질 것으로 본다"며 "식품업체, 유통업체 등 많은 경쟁사가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가운데 HMR 시장은 점점 전문적이고 세분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 ▲ 장양구 롯데푸드 HMR 마케팅 팀장이 지난 8일 롯데푸드 신본사에서 열린 쿠킹클래스에서 쉐푸드 냉동간편식 브랜드 설명을 하고 있다. ⓒ임소현 기자
    ▲ 장양구 롯데푸드 HMR 마케팅 팀장이 지난 8일 롯데푸드 신본사에서 열린 쿠킹클래스에서 쉐푸드 냉동간편식 브랜드 설명을 하고 있다. ⓒ임소현 기자
    이어 "대체적으로 기존의 냉동밥 제품들은 파우치 형태로, 팬조리를 해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조리도구도 필요하고 설거지 등 뒤처리를 해야하는 불편함이 따른다"며 "롯데푸드는 용기형태로 전자레인지 조리만 하면 바로 식사할 수 있는 제품을 도입하고 취반 설비에서 경쟁력을 갖추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롯데푸드는 '취반 설비'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일본 KYOHO사에서 도입한 국내 최대 취반 라인을 갖추고 있고 '밥 소믈리에' 5명을 보유하고 있다. 20년에 걸친 취반 노하우와 설비를 통해 집에서 해먹는 듯한 밥 맛을 구현해냈다는 설명이다.

    조경수 대표 체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롯데푸드의 올해는 HMR 시장의 성공적인 안착과 공격적인 확장이 주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푸드는 쉐푸드 냉동 간편식 제조를 위해 평택공장에 냉동 간편식 라인을 구축한 상황이다.

    이어 2020년까지 930억원을 투자해 김천공장을 증축하고 냉동 설비를 비롯한 가정간편식 생산 라인을 확충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2018년 약 2300억원이었던 HMR 매출을 2022년까지 5000억원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2배에 가까운 매출 성장을 5년만에 이뤄낸 롯데푸드가 조 신임 대표의 공격적인 HMR 사업 확장으로 다시 한 번 외형 확장을 목표하고 있다. 롯데푸드가 HMR 성적표도 기대한만큼 받아들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장 팀장은 "3세대 HMR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전문점 운영 노하우를 가졌거나 한식조리 업계 전문가 등으로 이뤄진 쉐프 자문단을 꾸려 메뉴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HMR 제품이지만) 전문점 수준에서 앞으로 추가적인 신제품을 출시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