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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최근 무서울 정도로 미디어 사업에 올인하며, '아시아판 넷플릭스' 만들기 로드 맵을 차근차근 꾸려나가고 있는 모습이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업계는 박 사장이 SK브로드밴드 사장을 겸임하면서, 그동안 미디어 업체의 인수주체가 됐던 브로드밴드와 텔레콤의 시너지 극대화에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먼저 박 사장은 OTT로 변화하고 있는 최근 방송 시장 추세를 반영하듯, 브로드밴드를 통해 '옥수수' 몸집불리기에 시동을 걸고 있다.
최근 지상파 프로그램을 인터넷 스트리밍 방송으로 제공하는 플랫폼 '푹(POOQ)'의 지분 30%를 인수했으며, 싱가포르텔레콤 등 국내외 기업, 기관으로부터 2000억원을 투자받아 초대형 콘텐츠 제작에 나설 방침이다.
업계는 푹과 옥수수 가입자는 각각 70만명, 900만명 수준으로 국내 토종 OTT 중 가장 많은 가입자를 확보하게 됨으로서 콘텐츠 시너지는 물론, '한국판 넷플릭스'로 정부지원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는 이 같은 움직임이 브로드밴드에서 옥수수를 분사시켜 SK텔레콤 자회사로 자리하게끔하고, 미디어 사업 조직을 재편하기 위한 박 사장의 선제적 조치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에는 'MWC 2019'가 열린 스페인 바르셀로나 현지에서 미국 컴캐스트 그룹과 '의기투합'을 약속하기도 했다.
박 사장은 표면적으로 게임구단 T1을 조인트벤처로 분사시켜 e스포츠 전문기업으로 설립한다는 취지지만, 이면에는 미국 컴캐스트그룹을 등에 업고, 추가적인 미디어 사업의 해외 진출을 노리고 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컴캐스트는 시가총액 약 174조원, 연매출 약 110조원의 세계적인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기업이다. 전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케이블TV·방송회사이자 미국 1위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로, 5400만명 이상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에도 익숙한 미디어·콘텐츠 기업 'NBC유니버셜' 및 '드림웍스', 'SKY' 위성 방송사, 테마파크 '유니버셜 스튜디오' 등도 컴캐스트 그룹에 속해있다.
아울러 그동안 소문만 무성했던 브로드밴드의 케이블 M&A 성사를 거의 목전에 두고 있다. 최근 태광그룹과 제휴를 진행, 케이블 업계 2위의 티브로드 인수를 공식 선언하며, 올해 관련 인수를 성사시킬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아울러 일각에선 티브로드에 이어 케이블 업체의 추가 인수도 진행할 것이란 예측을 내놓고 있다.
티브로드 인수를 공식화 했으나, 티브로드를 인수해도 LG유플러스에 이어 유료방송 업계 점유율 3위를 기록, 이를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업계는 KT가 딜라이브 인수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꾸리는 등 딜라이브 인수에 전사적 노력을 펼치고 있는 만큼, SK텔레콤이 케이블 점유율 4,5위의 CMB과 현대HCN 중 하나의 업체를 인수할 것으로 보고있다.
업계 관계자는 "박정호 사장의 브로드밴드 사장 겸직 및 옥수수 투자 확대로 미디어 사업에 대한 구체성이 앞으로 더욱 확고해 질 것"이라며 "어떤식으로든 2016년 CJ헬로 인수가 무산됐던 미디어 사업의 아픔을 올해엔 반드시 만회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