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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최근 인사개편을 통해 SK브로드밴드 사장을 겸임키로 하면서, 그동안 미디어 업체의 인수주체가 됐던 브로드밴드의 M&A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르면 연말이나 내년 초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가 유력해진 상황 속 'M&A 전문가'로 불리는 박 사장의 케이블 인수 움직임이 본격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최근 2019년 정기 인사 및 조직 개편을 통해 SK브로드밴드 사장 겸임을 공식 발표했다.
기존 윤원영 SK텔레콤 통합유통혁신단장을 SK브로드밴드 운영총괄 겸 SK텔레콤 미디어사업부장으로 이동시키며, 운영만 윤 총괄에게 맡기고 브로드밴드 사업 전반의 큰 핸들링은 박 사장이 주도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소문만 무성했던 브로드밴드의 케이블 M&A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2016년 CJ헬로 인수가 무산됐던 브로드밴드이기에 신세기통신과 하이닉스반도체(현 SK하이닉스) 인수 등 굵직한 M&A에서 주도적 역할을 했던 박 사장이 직접 전면에 나서 그룹서 거는 '미디어 M&A' 기대에 부흥할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는 딜라이브를 가장 유력한 매물로 거론하고 있다.
SK텔레콤과 호주계 사모투자펀드(PEF) 맥쿼리인프라자산운용(MIRA-Macquarie Infrastructure and Real Assets)은 최근 ADT캡스를 같이 인수한데 이어, 국내 최초 '휴대폰 리스' 사업을 추진 중인데, 맥쿼리 그룹이 딜라이브 지분을 약 30% 가지고 있어 이 같은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실제 지난 2007년 당시 바이아웃 등을 단행하는 맥쿼리그룹내 맥쿼리코리아오퍼튜니티즈운용(맥쿼리PE)이 주체가 되어 딜라이브(당시 씨앤앰)의 2대 주주인 골드만삭스가 내놓은 지분 30.48%를 9억7000만 달러에 매입한 바 있다. 아울러 최근 딜라이브 분할 매각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회사 측은 일괄매각 방침엔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여서 SK텔레콤의 인수설에 힘이 실리고 있다.
더욱이 KT도 자회사인 KT스카이라이프를 통해 딜라이브 인수전에 가세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아현지사 화재로 당분간 관련 인수 계획을 잠정 중단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SK텔레콤이 이 혼란을 틈타 인수전 속도에 가속페달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엔 케이블 업계 2위의 티브로드 인수 설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티브로드의 모기업인 태광그룹이 티브로드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해 '매각'에 대한 이슈가 크게 일진 않았으나, 경쟁사들의 '합종연횡' 움직임 등 미디어 시장에서의 위기감이 고조돼 'SKB-티브로드' M&A 성사 가능성도 조심스레 거론되고 있다.
CJ헬로나 딜라이브는 케이블 업계 점유율 각각 1, 3위를 기록 중인데, 이통사와의 M&A 성공시, 티브로드의 업계 점유율은 상대적으로 낮아져 경쟁력이 퇴보될 수 있다. 특히 케이블 점유율 4위의 CMB 역시 M&A 잠재 매물로 거론되고 있는 만큼, 티브로드의 점유율이 4위까지 추락할 수 있다는 예측까지 나오고 있다. 업계는 박 사장이 티브로드의 이 같은 위기감을 기회로 공략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일몰된 지난 6월부터 브로드밴드와 미디어 업체간 M&A 얘기가 들려오긴 했으나, 이번 박정호 사장 겸직으로 세부실사 등 케이블 업체와의 관련 움직임에 구체성이 더 확고해 질 것"이라며 "2016년 CJ헬로 인수가 무산됐던 아픔을 내년엔 반드시 만회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기준 유료방송시장 점유율은 ▲KT(위성방송 KT스카이라이프 포함) 30.45% ▲SK브로드밴드 13.65% ▲CJ헬로 13.10% ▲LG유플러스 10.89% ▲티브로드 10.24% ▲딜라이브 6.54% ▲CMB 4.93% ▲현대HCN 4.28% 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