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한진중공업·현대상선, 이달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교체 예정
  • ▲ 왼쪽부터 이성근 대우조선해양·이병모 한진중공업·배재훈 현대상선 신임 대표이사 후보. ⓒ각 사
    ▲ 왼쪽부터 이성근 대우조선해양·이병모 한진중공업·배재훈 현대상선 신임 대표이사 후보. ⓒ각 사
    조선·해운업계 수장들의 대거 물갈이가 예고되면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각 분야 전문가로서 제시할 새 비전에 관심이 모아지는 한편, 경영정상화 과제를 이뤄낼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과 한진중공업을 비롯해 유일한 국적선사인 현대상선이 이달 열릴 주주총회를 통해 수장을 교체한다.

    대우조선해양은 정성립 사장 후임에 현 조선소장인 이성근 부사장을 낙점했다. 대우조선은 오는 14일 이사회를 열고 이 대표이사 후보자에 대한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의결한 뒤 29일 정기주주총회에 상정할 예정이다.

    이 부사장은 1979년 대우조선공업으로 입사해 선박해양연구소장, 미래연구소장, 중앙연구소장, 기술총괄 등을 거쳐 조선소장에 오른 기술 전문가다. 2015년부터 이어진 경영 정상화 기간 동안 조선소장을 맡아 현장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고 평가받고 있다.

    한진중공업도 이달 말 임기가 종료되는 조남호 회장 대신 전 STX조선 사장인 이병모 인하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를 새 사내이사 후보로 올렸다. 이 교수는 대우조선경영지원부문장, 대한조선 대표, STX조선 사장을 거치면서 조선업 구조조정을 주도한 인물로 알려졌다.

    현대상선도 마찬가지로 유창근 사장 후임으로 배재훈 전 범한판토스 대표이사를 앉혔다. 산업은행은 지난 6일 경영진추천위원회 결의를 거쳐 현대상선 신임 CEO에 배 전 대표를 내정했다. 배 전 대표는 오는 27일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정식으로 확정된다.

    배 전 대표는 대형물류회사 CEO를 6년간 역임한 물류 전문가로 영업 협상력과 글로벌 경영 역량, 조직관리 능력 등을 겸비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특히 현대상선의 고객인 화주의 시각에서 영업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나오고 있다.

    우선 대표이사에 내정된 세 후보자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현대상선이 물류 전문가를 영입한 것 외에는 내부 인물이나 동종 업계 전문가를 새 수장으로 교체하면서 큰 변화보다는 안정에 무게를 뒀다는 분석이다.

    현대상선 역시 배 전 대표가 외부 인물은 맞지만 해운업과의 관련성을 무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금융 분야 등 해운 업황 특성을 모르는 인물에 비해 화주의 시각에서 영업력을 한 단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가장 급선무인 경영정상화를 언제쯤 이뤄낼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하다. 2020년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현 시기를 잘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면서 초대형 '빅딜' 작업이 본격화되는 만큼, 새 수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수두룩하다. 노동조합 반발은 물론이고 국내외에서 제기되는 독과점 문제도 풀어나가야 한다.

    이런 상황 때문에 일각에서는 새 수장이 조직관리 면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현대중공업 인수 절차로 이번 수장 교체가 갖는 의미가 크게 없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조선·해운업계 수장이 대폭 교체되면서 새로운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조선업 '빅딜'과 함께 내년부터 환경규제가 시작되는 등 해결해야 할 이슈가 많다"며 "시기가 시기인만큼, 각자 제 역할을 해내야 우리 조선·해운업계가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