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타개' 신사업 추가… 외부인사도 영입 잇따라주요 상장사 배당총액 200억 증액 등 주주친화정책 내놔
  • ▲ 자료사진. 주주총회. ⓒ연합뉴스
    ▲ 자료사진. 주주총회. ⓒ연합뉴스

    최근 신세계건설을 시작으로 막이 오른 건설업계 주주총회 시즌이 본격화된다. 업황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해 신사업을 추가하기도 하고, 사업 방향성과 맞아떨어지는 외부 인사를 영입하기도 한다. 불확실성에 대응하고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 주가가 제자리인 기업들은 배당 성향을 높여 주주 달래기에도 나설 전망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22일 주총을 앞둔 GS건설은 신규 사업 추가를 위한 정관 변경에 나선다. GS건설은 신사업으로 스마트팜을 내세웠다. 스마트팜은 농림축수산물의 생산, 가공, 유통 단계에서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해 지능화한 농업 시스템이다.

    GS건설은 이를 위해 주총에서 △스마트팜 설치 및 운영 △온실 및 부대시설 등 농업시설물의 설치·운영 및 농작물의 생산·유통을 정관에 추가할 계획이다.

    정관 변경과 함께 사외이사 두 명을 모두 교체한다. 다만 기존 멤버의 역할을 뒤 이을 수 있는 인물을 영입하기로 했다. 주인기 세계회계사연맹 이사 자리에는 김진배 한국관리회계학회 부회장을, 권도엽 전 국토교통부 장관 자리에는 김경식 전 국토부 1차관을 각각 선임할 예정이다.

    계룡건설산업도 26일 주총에서 신사업 진출을 밝힌다. 계룡건설은 사업 영역 확대를 위해 ▲IoT, 스마트홈 및 스마트시티 관련 설계·제작·유통·시공·유지관리업 ▲제로에너지 관련 설계·시공·유지관리업 등 두 건의 사업목적을 추가한다.

    또한 대검 중수부장을 지낸 김홍일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와 임승택 대전과학기술대 교수(경찰경호학)를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신사업에 도전하는 것은 단순 시공과 분양만으로는 더 이상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회사가 추구하는 방향과 맞는 외부 인사 영입에도 나선다.

    대림산업과 HDC현대사업개발, 삼성엔지니어링은 21일 주총을 연다.

    대림산업은 사외이사 임기가 만료하는 장달중 서울대 명예교수(정치학)를 재선임하고 김일윤 PIA 대표이사를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하기로 했다.

    PIA는 리먼브러더스 내 국제부동산투자그룹에서 일했던 핵심 멤버들이 설립한 대체투자 전문회사다. 최근 부동산개발을 비롯해 국내 금융기관들의 부실자산을 다량 인수하면서 영역을 확장 중이다. 업계에서는 3년여 전부터 디벨로퍼 관련 사업들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대림산업과 사업 방향이 맞는 만큼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다.

    대림산업 측은 "최근 들어 디벨로퍼 관련 사업들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보니 부동산 투자 전문가의 의견을 이사회에서 적극 반영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면서도 "다만 사외이사 1명의 변화가 회사 경영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지주회사 전환을 마치고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의 사외이사 영입으로 주목을 받은 HDC현산은 부장판사 출신인 박순성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의 사외이사 임기가 종료함에 따라 박성훈 전 넷마블 대표를 영입한다.

    박성훈 전 대표는 넷마블에서 투자·전략 수립을 총괄한 바 있고, 직전에는 카카오 최고전략책임자로서 로엔엔터네인먼트 인수 작업을 이끌어냈다. 건설과 유통, 금융, 중공업에 이르기까지 산업 전반의 컨설팅 전문가로 알려진 만큼 투자와 사업 기능을 분리한 HDC현산에 적합하다는 평이다.

    삼성ENG는 임기를 만료한 김영세 연세대 교수(경제학부)에 이어 문일 연세대 교수(화공생명공학과)를 신규 선임한다.

  • ▲ 시공능력평가액 1조원 이상인 상장 건설사 주주총회 일정 및 배당 현황. ⓒ뉴데일리경제
    ▲ 시공능력평가액 1조원 이상인 상장 건설사 주주총회 일정 및 배당 현황. ⓒ뉴데일리경제

    코오롱글로벌은 26일 주총에서 홍재형 전 국회의원을 사외이사 후보로 올렸다. 대우건설은 27일 주총을 통해 최규윤 사외이사를 감사위원으로 선임할 예정이다.

    한라는 28일 주총에서 이석민 현 사장과 김만영 경영지원본부장을 임기 3년의 이사로 신규 선임할 계획이다. 또 목적사업에 에너지진단업을 신규로 추가한다.

    같은 날 주총을 개최하는 두산건설은 김진설 관리본부장·재무본부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한다. 또 최종원 사외이사·감사위원을 재선임하고 허용행 변호사를 사외이사·감사위원으로 선임한다.

    금호산업은 29일 주총을 통해 이사진을 대거 교체한다. 사내이사로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서재환 금호사업 사장이 재선임되며 박홍석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략경영실 부사장을 신규 선임한다.

    사외이사는 이근식 현 건국대 석좌교수(융합인재학), 최영준 서울시 50+재산 이사장, 이상열 남양주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 이사장이 각각 신규 선임된다. 감사위원은 김희철 한국안보협업 연구소장과 최영준 이사가 새로 맡는다.

    주주친화정책도 이어진다.

    시공능력평가액 1조원 이상인 상장 건설사 22곳의 현금배당 결정을 분석한 결과 18개사가 총 6735억원을 배당한다. 이는 지난해 6530억원에 비해 3.13% 증가한 수준이다.

    주당 평균 배당액은 614원이며 최고 배당액은 2년 연속 2000원으로 결정한 삼성물산이다. 배당금총액 역시 삼성물산(3299억원)이 2년째 가장 많다. 평균 배당금총액은 374억원이다. 앞서 삼성물산은 2017년 '3개년 배당정책'을 결정하면서 주주환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GS건설 273% △대림산업 69.6% △태영건설 38.8% △동원개발 24.6% △아이에스동서 9.18% △한신공영 6.19% △화성산업 4.49% 등이 지난해보다 배당금총액이 증가했다.

    현대건설은 15일 주총에서 중간배당 관련 정관 수정을 추진한다. 정관 변경이 이뤄질 경우 중단배당 한도가 늘어난다. 현대건설은 회사 설립 이후 아직 중간배당을 한 적이 없다.

    이달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 2명을 모두 재선임할 예정이다. 감사원 감사위원 출신인 박영득 리인터내셔널법률사무소 변호사와 국세청 조사국장 출신 김영기 세무법인 티엔피 대표가 대상이다. 이들은 감사위원회 위원으로도 선임할 예정이다.

    다만 지난해 말 그룹 임원이사에서 '친정' 현대건설로 돌아온 정진행 부회장은 등기이사 선임 계획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