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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이 지주회사 전환 이후 첫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김규영 효성 대표이사(사장)는 이번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되면서 조현준 회장과 함께 2인 대표이사 체제를 이어가게 됐다.
김규영 사장은 15일 서울 마포구 본사에서 열린 제 64기 효성 정기 주주총회에서 "대외 불확실성 속에서 시장 지위 향상을 이뤄내고 브랜드 가치를 제고함으로써 주주 가치를 높여나가겠다"며 지주사 전환 이후 최대 과제로 주주가치와 책임경영을 강조했다.
김 사장은 "VOC(Voice of Customer·고객의 소리)가 모든 경영활동의 시작과 끝이기에 효성은 고객의 목소리와 니즈를 항상 경청하고 실천할 것"이라며 "고객의 고객까지 생각하는 빈틈없는 고객 관리를 통해 장기적으로 성장 파트너로서 관계 구축에 힘을 쏟아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효성은 기업지배구조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책임경영체제를 확립해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제고하고자 지난해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선포했다. 이후 6월 1일을 분할기일로 투자부문인 ㈜효성과 사업부문인 효성티앤씨, 효성중공업, 효성첨단소재, 효성화학으로 인적분할했다.
이어 지난해 11월부터 12월까지 각 사업회사들의 주식을 공개매수하고, 공개매수에 응한 주주에게 당사 보통주식을 교부하는 현물출자 방식의 신주발행을 올해 1월 3일 완료한 상태다. 현재까지도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상 지주회사 전환 작업을 진행 중이다.
주주 권익 확대를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효성은 지난해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500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시가 배당율은 8.4%며, 배당금 총액은 1016억5412만원이다. 효성은 지난해 매출 13조6322억원, 영업이익 6322억원을 기록했다.
김 사장은 글로벌 비즈니스 역량 강화와 책임경영도 약속했다. 그는 "글로벌 최고 수준의 기술로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서 지속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며 "리스크에 대한 철저한 사전 관리와 문제 발생 시 투명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초기에 해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지난 2017년 대표이사에 선임된 김 사장은 1948년생으로 40년 넘게 효성그룹에 몸담아 온 정통 '효성맨'으로 알려져 있다. 이상운 전 부회장의 뒤를 이어 효성 대표이사에 오른후 이번에 재선임되면서 앞으로도 조 회장과 함께 2년 간 각자 대표이사로 활동할 수 있게 됐다.
이날 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던졌던 사외이사 선임 안건도 무리없이 통과됐다. 전날 국민연금은 손병두 전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과 박태호 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사외이사로 재선임하고 최중경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을 감사위원으로 선임하는 안건에 반대하기로 했다.
후보들이 분식회계 발생 당시 사외이사로서 감시 의무에 소홀했다는 이유에서다. 국민연금은 효성 지분 7.05%를 보유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주총에서도 조현준 회장, 조현상 사장, 최중경 사외이사 등 이사 3명 선임에 반대 의견을 냈지만 의견을 관철하지 못했다.
효성은 이 외에도 2018년도 재무제표 등 안건과 정관 일부 개정 안건을 모두 원안대로 가결했다. 이사 보수한도는 지난해와 같은 150억원으로 통과됐다.
이번 지주사 주총을 시작으로 효성 각 사업회사들의 주총도 이어진다. 효성첨단소재는 이날 같은 장소에서 주총을 개최하고, 오는 22일에는 효성중공업과 효성티앤씨, 효성화학 주총이 열릴 예정이다.
이번 주총은 사업회사별로 처음 개최되는 만큼 주주들의 관심도 높다. 특히, 전문경영인 중심의 독립경영체제 아래 각 계열사들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성장 전략을 주주들에게 설명하고 확인시키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